러 침공후 글로브 벗고 전장으로…아내 "이젠 천국 지킬 것"

[우크라이나]

세계 킥복싱 챔피언을 지낸 우크라이나의 유명 선수가 지뢰를 밟고 결국 사망, 국민들이 애통해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현지매체 뉴 보이스 오브 우크라이나, 키이브 포스트 등 현지언론은 세계 킥복싱 챔피언으로 명성을 떨친 세르히 리시우크가 지난 22일 치료를 받던 중 결국 숨졌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 세계 킥복싱계를 주름잡던 그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글러브를 벗고 영토방위군에 자원 입대해 총을 들고 고향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최전선에 섰다. 그러나 그는 지난 12일 러시아와의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돈바스 지역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하던 중 지뢰에 밟는 큰 사고를 당했다. 이후 병원으로 후송된 그는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두 다리까지 절단하며 싸웠지만 10일 만인 지난 22일 결국 일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리시우크는 6차례 세계 킥복싱 챔피언에 오른 전설적인 인물로 특히 지역 사회에서는 체육 강사로 일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청년들과 공유해왔다.
아내인 올레나는  “천국을 지킬 사람이 필요했기에 당신을 데려간 것”이라며 “당신의 미소를 다시 볼 수 없을 것이지만 약속대로 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3월과 6월에도 우크라이나의 킥복싱 세계 챔피언 출신인 비탈리 메리노우와 막심 보르두스가 각각 러시아군과 싸우다 사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