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트럼프의 아이오와 이어 뉴햄프셔 승리 불구 포기 대신 완주 선택
91개 혐의로 4차례 기소 등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 노리고 버티기
유죄판결 나면 '지각 변동' 승산 기대, 빠르면 2월중 대법원 결론

아이오와 코커스에 이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까지 2연승을 거두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실상 정치적으로 미 공화당의 대선 후보를 예약한 것이나 다름 없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경선 완주'를 택했다. 일찌감치 경선에서 하차한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나 론 디샌티스 플로리라 주지사와는 다른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왜일까.
최종적으로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각 주 경선에 할당된 대의원을 차근차근 확보해 과반을 넘겨야한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에 있는 트럼프는 오는 3월 중순이 되면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에 필수인 1215명의 대의원을 확보한후 경선을 조기에 끝낼 것 것으로 보인다. 역대 각당의 대선 경선이 보통 5~6월에 후보가 결정되는 것에 비하면 3월도 빠른 것이다.

트럼프측은 이미 대세가 굳어졌으니 쓸데없는 경선에 돈 낭비를 하지말고 그 역량을 하나로 모아 바이든 대통령과의 본선에 집중하자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처럼 트럼프는 겉으로는 경선을 조기에 끝내고 본선을 준비하자고 독려하고 있지만, 속내는 좀 다르다. 경선을 빨리 결정짓고 본인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싶은 전략이 숨어있다.

법적 대응에서 공화당 '경선 후보'의 위치와 공화당 '대선 후보'와는 무게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거꾸로 말하면 헤일리는 바로 이 점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의 약점인 사법리스크 때문에 두번이나 지고도 경선에 남아있다고 봐야한다.

트럼프는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와 대선결과 전복 시도 등 91개 혐의로 4차례나 기소된 상태다. 그가 유죄판결을 받는다면 미국 정치판에는 또다시 한차례 격랑이 몰아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아이오와주 코커스에 참가한 공화당원 세명 중 한명은 트럼프가 유죄판결을 받는다면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1·6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이를 부추긴 트럼프에게 공직 출마 자격을 박탈해야한다는 소송과 관련한 연방대법원의 결정이 주목된다.
연방대법원의 최종 결론은 이르면 2월중에도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따라 헤일리측이 12개 이상의 주에서 경선이 치러져 약 900명의 대의원이 선출되는 3월 5일(수퍼 화요일) 전까지 경선을 그만둘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선 두 번의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아직 확보한 대의원 수는 수십명에 불과하다. 

헤일리측은 트럼프의 사법리스크가 경선 과정에서 지각 변동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있다. 그러나 오는 2월 24일 정치적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조차 패배한다면 경선 사퇴 압박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