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강철원 사육사가 갑작스러운 모친상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가는 푸바오와 동행하기로 했다.

3일 에버랜드에 따르면 강 사육사는 푸바오와의 이별을 하루 앞둔 전날 오전 비보를 들었다. 강 사육사는 빈소를 공개하지 말 것을 에버랜드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푸바오와 동행해 중국에서의 적응을 도운 후 귀국하기로 한 강 사육사는 갑작스러운 모친상 소식에 상심이 매우 큰 상태이지만, 가족들의 격려를 듣고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고 전해졌다.

2020년 7월20일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첫 번째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는 3일 중국으로 떠난다. 에버랜드에서 태어나 생활한 지 1354일 만에 이곳을 떠나는 것이다.

푸바오는 오후 늦게 중국에 도착해 앞으로 쓰촨성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 워룽 선수핑 기지에서 생활하게 된다. 강 사육사는 중국 판다보전연구센터의 전문가와 함께 전세기에 탑승해 푸바오 이동을 도운 뒤 귀국할 예정이다.

이하 강철원 사육사 편지 전문.

푸바오 안녕 할부지야.

그날이 오고야 말았구나. 시간을 부여잡고 오지 말라고 거부하고 마다했던 날이.

힘든 일들이 겹쳐오는 것은 더욱 행복한 날들이 다가오는 준비 기간이라고 할부지는 믿는다. 여행길에 함께 오르는 푸바오가 할부지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위안 삼았으면 좋겠다. 푸바오가 좋아하는 푸른 의상을 입고 목소리를 들려주며 얼굴 마주하며 함께 갈 수 있음에 감사하자.

푸바오가 도착하고 할부지가 혼자 돌아올 생각을 하니 또 걱정이다. 사실은 할부지가 눈물부자야. 의연하고 센 척 하지만 가끔 눈물을 흘리곤 한단다. 그래도 많이 울지 않으려고 노력 할거야.

앞으로 루이, 후이에게도 즐겁게 놀아주고 많이 웃어 줄거야. 볼 때마다 푸바오가 생각나고 떠오를 테니까 너를 보고 웃는 것이기도 하지. 푸바오 많이 생각 날거야.

할부지가 널 두고 갔다고 원망할지도 몰라. 그치만 너는 잘 적응할거고 좋은 친구와 잘해주는 사육사 선생님도 만날 거야. 그리고 많이 사랑받으며 행복 할거야 분명히.

다시 널 만나러 꼭 갈게. 하나도 슬프지 않고 하나도 힘들지 않았던 것처럼 푸바오, 우리는 또 그렇게 만나자.

할부지는 네가 있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 언제나 지금처럼 널 사랑하고 행복하도록 응원하고 기억할게.

안녕 푸바오. 안녕 푸바오, 사랑해.

여행을 떠나는 푸바오를 생각하며 2024년 봄날 할부지가 푸바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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