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 차기 총리에 바짝
반이민·프랑스 우선, 틱톡 팔로워 140만명
집권 여당의 1989년생 아탈은 물러날 채비

프랑스에서 지난달 30일 치러진 조기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이 승리하면서 선거를 진두지휘한 조르당 바르델라(20) 당 대표가 차기 총리를 맡은 가능성이 높아졌다.
프랑스에서는 다수당 또는 다수 연정이 추천한 인사를 대통령이 총리로 임명한다. 지난 1월 '최연소 총리' 기록을 세웠던 집권 여당의 가브리엘 아탈(35) 현 총리는 국정 운영을 반년도 하지 못한 채 씁쓸한 마무리를 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올해 29살밖에 되지 않은 바르델라 대표는 극우 진영이 아탈 현 총리의 적수로 키우는 청년 정치인이다.
1995년 파리 근교 드랑시에서 이탈리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이혼한 뒤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홀어머니와 함께 서민 노동 계층이 많은 생드니의 공동 주택 단지에서 성장했다.
바르델라 대표가 정치에 처음 입문한 건 16살 때인 2012년이다. 그는 당시 대선에 출마한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와 좌파 연립 정당의 장뤼크 멜랑숑 후보 간 TV 토론을 보고 FN의 정치적 이념에 이끌려 당원으로 가입한다. FN이 바로 RN의 전신이다.
그는 FN의 지역 청년 조직위원회에서 활동하다 2014년 19세의 나이로 지역위원회의 책임자가 된다. 이후 당 대변인 등 요직을 거치며 빠르게 성장해 2019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23세에 RN을 이끌었고, 2022년 11월엔 마린 르펜 의원의 후임으로 RN의 대표로 선출된다. 르펜 일가를 제외하고 RN의 당 대표를 맡은 최초의 인물이다.
2019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당선된 그는 이번 선거전도 전면에 나서 당의 지지세 확산을 이끌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국경 통제를 통해 불법 이민을 방지하고 프랑스 내 이민자 수를 줄이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유럽연합(EU)의 이민 정책을 재검토하고 프랑스의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내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경찰과 보안 인력을 확충하고 테러와 범죄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아울러 프랑스 산업 보호, 농업 지원 등을 약속해 EU 차원의 규제 압박에 시달리는 이들의 표심을 얻었다.
바르델라 대표의 공약이 전통 보수·극우 유권자를 움직였다면 그의 소셜미디어 전략은 젊은 유권자를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바르델라 대표는 젊은 세대답게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선거에 적극 활용했고, 그 결과 18∼34세 유권자에서 다른 정당을 압도하는 3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의 틱톡 팔로워만 140만 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