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보다 43% 증가…대선 영향력 확인 후 투표 참여 독려 등 영향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아시아계 미국인의 유권자 등록이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시아계 미국인은 지난 2020년 대선 때 경합 주의 승패를 가르는 데 영향을 미친 데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NBC 방송은 6일(현지시간) 비영리단체인 아시아·태평양 유권자연합(APIAVote)과 정치 데이터 분석업체 타겟스마트가 50개 주의 유권자 등록 수치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조사 결과 지난 1월부터 6월 4일까지 아시아계 미국인과 하와이 원주민, 태평양 섬 주민 중 78만7천982명이 유권자로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20년 대선 때의 55만682명보다 43% 늘어난 수치로, 다른 인종의 증가 폭을 압도했다.

증가 폭만 놓고 보면 흑인과 백인의 신규 유권자 증가치보다도 두배 이상 높았다.

전문가들은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시민권을 획득한 이민 1세대가 증가하고 있고 미국에서 태어난 2세대들이 투표 가능 연령으로 성장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1960년에서 2019년 사이 아시아계의 미국 이민은 29배나 증가했으며 이들은 2020년 선거 때부터 유권자층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아시아 연구단체 'AAPI 데이터' 설립자인 카르틱 라마크리슈난에 따르면 2022 회계연도에만 약 100만명의 합법적 이민자가 미국 시민이 됐다.

아시아·태평양 유권자연합의 크리스틴 첸 이사는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아시아계 미국인 커뮤니티를 결집시킨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 등 정치적 계기가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고 진단했다.

첸 이사는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이 있어 사람들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들(아시아계 미국인)은 이것이 자신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실제로 참여해야 하는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첸 이사는 역사적으로 아시아계는 정치 참여로 인한 이득을 거의 보지 못했지만 2020년 대선 투표율이 두 자릿수로 증가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짚었다.

당시 경합주인 조지아주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투표율이 84%로 직전 대선 때보다 급증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계의 지지에 힘입어 이곳에서 0.3%포인트 차로 승리했다.

경합주에서 영향력을 확인한 아시아계들이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지난 몇 년간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데 집중해왔다는 것이다.

첸 이사는 "사람들은 선출직 공무원들이 여전히 우리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지 않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며 이것이 유권자 수 증가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은 대선 상황은 아시아계의 선거 참여율을 더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라마크리슈난은 "도널드 트럼프가 정치 참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높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그는 분열을 초래하는 인물로 사람들은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하거나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에 발표된 유권자 수 분석 데이터는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에 뛰어들기 전까지 기간만 포함된 만큼 이후로 아시아계 유권자 수가 더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짚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인도계 흑인이다.

라마크리슈난은 "젊은 유권자, 특히 여성들의 유권자 등록이 지난 한 달간 크게 증가했다"며 "해리스 부통령의 출마로 아시아계 미국인의 유권자 등록률과 투표 관심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