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주 애리조나, 개표에 최대 13일 예상
펜실베이니아 카운티 8일까지 투표 연장
경합주 확실한 승패 안나면 혼란 불가피

대통령 선거는 11월5일 끝나지만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지는 상황에 따라 최대 2주까지도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초접전이라는 여론조사처럼 어느 후보가 노스캐롤라이나(16명) 조지아(16명) 미시간(15명), 위스콘신주(10명)에서 모두 승리해 선거인단 57명을 모두 가져가지 않으면 승패는 결국 선거인단 19명이 걸려있는 펜실베이니아와 11명이 걸려있는 애리조나에서 갈릴텐데 펜실베이니아와 애리조나주의 개표 결과가 빠르면 3일, 늦으면 최대 13일까지도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31일 애리조나 선거관리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애리조나 최대 도시 피닉스를 포함하는 마리코파 카운티에서 개표와 집계를 끝내는 데 최장 13일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마리코파 카운티는 미국의 웬만한 주 전체보다 넓은 면적과 대규모 인구인 450만명이 거주하는 곳으로, 유권자 수가 많아 본 투표 당일인 11월 5일 투표 참여자들이 긴 줄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 마감 시간에 줄을 서 있는 유권자는 투표가 허용되기 때문에 이들이 모두 투표를 마치고 개표가 시작되는 시간 자체가 지연될 것으로 당국은 전망했다.
또 넓은 지역 특성상 우편투표 비중이 크고 우편투표는 11월 5일 투표일 당일까지 접수하게 돼 있어, 전날까지 우편투표 접수를 마감하고 개표를 준비하는 다른 주들보다 우편투표 개표가 늦게 시작된다. 우편투표는 표를 집계하기 전에 봉투를 스캔하고 투표지를 분류하고 유권자의 서명이 적법한지 검사해야 하므로 사전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2022년 중간선거 때도 마리코파 전체 투표자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29만3천명의 우편투표가 선거일 당일에 접수돼 개표를 지연시켰다.
AP통신은 또 애리조나 주법이 선거일 이후 최대 5일까지 유권자가 서명이나 기타 사소한 문제가 있는 투표용지를 수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점도 개표 집계를 확정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게 한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선거에서 마리코파 카운티의 투표용지가 긴 투표 항목으로 인해 2장에 달하는 점도 개표 과정에서 차질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긴 투표 항목은 유권자가 투표하는 시간 자체를 늘릴 뿐 아니라, 기계를 통한 표 집계 과정에서 오류를 일으킬 수 있어 선거관리 당국은 기계 집계가 안 되는 투표용지를 별도의 수거함에 넣도록 할 예정인데, 이런 조치가 개표 부정에 관한 음모론의 소재가 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짚었다.
이번 대선에서 사실상 승패를 결정지을 곳으로 예상되는 펜실베이니아의 경우도 선거 당일 우편투표를 개표하기 때문에 2020년 대선 때 펜실베이니아 승자를 가리는 데 나흘이 걸렸다.
여기에다 필라델피아 인근 벅스 카운티는 유권자들이 5일이 아닌 8일까지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규모가 작은 시골 카운티라 투표소가 적어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3~4시간씩 기다리다 오후 5시 투표시간 종료로 투표를 하지 못하자 공화당 측이 소송을 제기해 투표 시간을 8일까지로 연장시켰다.
우편투표가 늘어나면서 당선인 확정이 점점 늦어지고 있는데 2012년 대선 때는 동부 시간 기준 선거 당일 밤 11시 이후, 2016년에는 선거 다음 날 새벽, 2020년 대선 때는 나흘 뒤인 11월 7일 오전에야 승리 선언이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