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사랑)하는 M(마음)으로 G(가족)처럼'

[서울메디칼그룹 리처드 박 회장의 삶과 비전]

"한인 시니어뿐만 아니라 한인 커뮤니티와 동행하며 책임감 있게 행동하면서 부모님 세대가 고군 분투하며 초석을 만들어주신 만큼 보답하는 마음으로 회사를 운영하겠다."
서울메디칼그룹 리처드 회장이 지난 10월 LA다운타운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메디케어 가입 및 갱신 기간인 AEP 시즌을 맞아 개최한 연례 AEP 킥오프 행사에서 한 말이다. 박 회장의 이 말 한마디에서 우리는 릫기업가 정신릮을 소환하게 된다. 앙트러프러너십(Entrepreneurship)이라고도 불리는 기업가 정신은 기업의 본질인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의 수행을 위해 기업가가 마땅히 갖추어야 할 자세를 일컫는다. 흔히 기업가 정신을 말할 때 사회적 책임의 수행은 이윤 추구에 밀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껏해야 봉사 활동이나 기부금 납부하는 정도로 이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박 회장의 발언은 기업가 정신을 이해하고 현실에서 구현하는 단초가 된다. 이 단초는 최근 서울메디칼그룹의 새로운 모토인 릫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족처럼 당신을 먼저 생각합니다릮로 구체화됐다. 박 회장은 "회사의 알파벳 첫 글자인 S(사랑), M(마음), G(가족)를 따서 모토를 만들었다"며 "나의 비전에 들어맞는 모토이고 이 모토에 맞게 행동하고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했다. 서울메디칼그룹의 모토는 한인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서울메디칼그룹이 지향하는 기업가 정신의 진정성이 그 모토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서울메디칼그룹의 모토는 결국 박 회장의 모토이기도 하다. 그리고 박 회장의 모토는 삶의 반영이기도 하다. 서울메디칼그룹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모습은 박 회장의 삶과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

"환자를 부모와 가족처럼 섬길 것"
SMG 모토는 박 회장 삶 궤적 반영
한인교회 다니며 섬김 철학 배워 
당시 교회 친구들이 직장 동료로

응급전문의에서 의료사업가로 성공
현재 6개 주 7개 도시 의료진 5000명 
매해 훌륭한 의사 영입 등 거액 투자
"SMG, 미국 최고 의료기관 만들 것"


 ■섬김 경영으로 최고 의료 그룹 탄생

박 회장은 섬김이라는 말을 유난히 많이 사용한다. 그 섬김에는 보답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는 "한인 이민 1세들이 자녀들과 후세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희생한 것을 이제 보답할 차례"라며 "서울메디칼그룹은 한인 시니어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일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이 서울메디칼그룹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로 거슬러간다. 지난해 10월 서울메디칼그룹은 헬스케어 전문 투자사인 어센드 파트너스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어센드 파트너스 공동창업자인 당시 대표였던 박 회장은 서울메디칼그룹의 회장직에 오르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박 회장의 인연은 서울메디칼그룹의 도약으로 이어졌다. 현재 서울메디칼그룹은 남가주와 북가주 등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워싱턴, 하와이, 뉴욕, 뉴저지, 조지아까지 미 전역 총 6개주 7개 도시에 진출, 주치의와 전문의를 합쳐 모두 5000명 가까운 의료진이 한인사회 건강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렇다고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박 회장은 "외부 요인 중 정부 정책이나 규제가 어려움이라면 어려움이다"라며 "최근 정부 규제가 다양해지고 보험사가 받는 영향이 크다보니 그 파장이 서울메디칼그룹에 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박 회장은 사업의 확장 보다는 내실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은 "LA에서 내실을 다지기 위해 서울메디칼그룹 구성원끼리 또 어센드 파트너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그룹 내 의사들의 효율적인 진료를 돕기 위해 훈련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자를 부모와 가족처럼"은 철학 바탕

그렇다면 박 회장이 섬김의 마음으로 서울메디칼그룹을 이끌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가 갖고 있는 철학에서 그 동인을 찾을 수 있다. 박 회장은 "환자를 부모나 가족처럼 대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철학은 부모님께로부터 배웠으며 의료 사업을 시작할 때도 부모님은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족처럼 당신을 먼저 생각합니다"라는 새로운 모토가 나온 것이다.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하며 동행하겠다는 마음으로 환자들을 대하겠다는 생각의 표현이다. 박 회장은 "새 모토에는 나의 철학이 담겨 있다"며 "부모님 세대로부터 배운 책임감을 가지고 책임 있는 행동으로 갚고 싶다는 보은의 의미도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이 서울메디칼그룹을 맡게 된 것도 그의 철학이 바탕이 됐다. 박 회장은 "어려서부터 한인 교회를 다니며 그 안에서 시니어들에게 봉사하는 정신을 배웠고 그것이 자신의 철학이 되면서 시니어분들을 모시는 것을 당연시여겼다"며 "이런 나의 철학이 서울메디칼그룹에 딱 들어맞아 있어야 할 곳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섬김의 마음을 배운 시간

박 회장은 1960년대 후반 뉴욕으로 이민 온 부친 박현철씨와 어머니 사이 2남1녀 중 장남으로 1972년 태어났다. 
당시 변변한 교육 시설이 없던 뉴욕 이민 사회에서 교회는 박 회장에겐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었다. 그가 다녔던 뉴욕장로교회는 그에게 신앙과 학습의 공간이자 놀이터였다. 박 회장은 "당시 교회에 만났던 친구들이 현재 서울메디칼그룹의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직장 동료들이 됐다"고 했다.
박 회장은 공부를 잘했지만 가정 형편상 곧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 대신 부친과 함께 당시 유행하던 포토숍을 운영했다. 2년 후 명문 펜실베니아대(유펜)의 와튼 비즈니스 스쿨에 입학하면서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10년간의 시간을 잘 버텨내 졸업을 했다. 
여기서 운명 같은 만남이 이루어진다. 포토숍 단골 고객인 버트 벨이라는 내과의사를 만나게 된다. 벨 내과의사는 앨버트 아이슈타인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었는데 그의 주선으로 박 회장은 아인슈타인 의대에 입학하면서 의사의 길을 걷게 됐다. 박 회장은 "그가 내게 와서 너는 의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는데 너무 뜬금없었지만 그 말 한마디가 의대에 진학하게 만들었다"고 회상했다.
의대 졸업 후 롱아일랜드 유대병원에서 응급의학 레지던트 과정을 밟았다. 레지던트를 마치고 같은 병원에서 전문의로 일했다.
박 회장은 "응급실 일이 힘들었지만 환자들을 만나 대화하고 진료하는 게 즐거웠고 의사의 삶을 사랑했다"며 "한인 교회에서 자란 사람으로서 남을 섬기는 게 익숙해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의사에서 의료사업가로 변신

박 회장이 의사의 삶을 버리고 의료 사업에 진출하게 된 것은 자폐를 앓고 있는 자녀 때문이다. 어전트 케어에 관심을 갖고 있던 박 회장은 시티MD라는 어전트 케어를 열었다. 뉴욕과 뉴저지 일원에 150개까지 늘리며 승승장구했다. 의사 수도 500명에 달했다. 박 회장은 이 당시를 회상하며 "시티MD를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됐다"며 "이들을 통해 사람의 중요성과 한인만이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 배웠고 이 때 사업가 정신이 무엇인지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박 회장은 의료전문 사모펀드인 어센드 파트너스를 세우고 공동창업자로 이름을 올린다. 박 회장은 "같은 비전을 꿈꾸는 사람들이 설립한 회사다 보니 어려움을 극복해 낼 수 있었다"고 했다. 어센드 파트너스는 미주 한인 사회 최초의 의료 전문 사모펀드로 지난해 1월에는 35개 클리닉, 의사 150명 환자 수 18만명에 달하는 뉴욕 최대 소아과 전문의그룹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이후 어센드 파트너스는 서울메디칼그룹에 8억1000만달러를 투자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합병에 성공했다. 박 회장의 철학이 남가주 한인 사회에서도 펼쳐지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미래, 서울메디칼의 청사진

박 회장의 꿈은 서울메디칼그룹을 미국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박 회장은 "1세대 한인 의사들의 땀과 눈물로 이룩한 성공신화에 2세들의 전문성을 보태 서울메디칼그룹을 미국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박 회장은 매년 실력과 전문성을 갖춘 15명의 의사(MD)와 20명의 임상전문간호사(NP)를 서울메디칼그룹 네트웍에 영입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또 매년 1500만 달러씩을 컴퓨터 네트웍 구축에 투자하고 있다. 서울메디칼그룹의 정보처리 능력을 향상시키고 신속한 업무처리를 수행하기 위한 사전 포석인 셈이다.
LA에서 서울메디칼그룹을 최고의 의료 네트워크로 성장시키고, 1년 반 후에는 최근 한인들의 유입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텍사스 댈러스에 서울메디칼그룹이 진출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의사의 세대교체와 적극적인 영입에도 나설 계획이다. 의사들 사이에서 존경 받는 의사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의사들이 직접 선도하는 그룹을 만들기 위함이다. 박 회장은 "계속해서 의사 수를 늘려가고 심장전문의, 내과 전문의 등 각 분야별 의사 수 역시 늘려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이 지향하는 서울메디칼그룹은 효자, 효녀 기업이 되는 것이다. 박 회장은 "한인 사회의 발판을 다지고 부모님 세대에게 효자와 효녀 기업이 되고 싶다"며 "서울메디칼그룹이 궁극적으로 좋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오랜 시간 유지하면서 한인뿐만 아니라 타인종도 찾는 메디칼그룹으로 발돋음하는 게 목표"라고 당차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