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드론 공격 영상 공개
연일 최전선 투입, 수백명 사상
눈 덮인 허허벌판에 우크라이나군 드론이 병사들을 향해 돌진한다. 당황한 군인들이 황급히 바닥에 엎드리거나 나무 사이로 몸을 숨긴다. 벌판 위 군인들 사이로 폭발과 함께 시커먼 연기가 나고 쓰러진 병사를 숲으로 끌고 가는 모습이 보인다.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투입된 북한군이 공격당하는 모습이라며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이 지난 17일 SNS로 공개한 영상이다. 영상에 드러난 공격 장면만 무려 17차례에 달한다.
영상을 올린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로 온 북한군을 사흘에 걸쳐 공격했다고 주장하면서 모두 50명이 숨졌고, 최소 47명이 다쳤으며, 장갑차 두 대를 비롯한 군사용 차량도 폭파했다고도 밝혔다.
그보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드론으로 북한군을 촬영했다며 그 얼굴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나무 뒤로 몸을 숨긴 동양인 얼굴의 군인이 보이는데 드론에 정조준당하자 겁에 질린 표정으로 멍하니 드론을 쳐다보고 있다. 또 다른 영상에선 드론이 얼굴을 촬영하자 누군가가 서투른 영어 억양으로 "마스크 쓰라고 해, 얼른 쓰라고"라며 외치는 소리도 들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두고 러시아가 북한군을 동원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얼굴 노출을 금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측이 북한군 부대를 본격적으로 최전선 지상 전투에 투입하면서 북한군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 경험이 없는 북한 군인들이 이역만리에서 인명 살상용 드론과 집속탄 등 '낯선' 무기를 맞닥뜨리고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치는 모습이 영상과 사진 등으로 잇달아 공개되고 있다.
17일 우크라이나 군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쿠르스크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의 최전선에 전날까지 사흘 연속으로 북한군 부대를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이날 온라인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맹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최전선에 북한군을 내세워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북한 용병들은 이미 심한 손실을 겪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날 미군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전투하다가 수백명의 사상자를 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