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일간 더타임스 "경영위기 부른 알래스카항공 사고 12개월만…우주사업도 고전"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사고 기종인 737-800을 제조한 보잉이 신뢰도에 또 한 번의 타격을 입게 됐다고 영국의 일간 더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이번 참사가 보잉의 신뢰 문제를 드러냈던 올해 1월 5일 알래스카항공 여객기의 동체 일부 이탈 사고 이후 약 12개월 만에 다시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당시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보잉 737 맥스 여객기는 약 5천m 상공에서 창문과 벽체 일부가 뜯겨 나가 비상착륙했다.
179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참사가 된 이번 사고와 달리 당시에는 기적적으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서 189명의 사망자를 낸 2018년 인도네시아 라이온 에어 여객기 추락사고, 157명이 사망한 2019년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 추락사고에 이어 다시 737 맥스 기종에서 결함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보잉이 제조상의 문제를 해결할 역량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확산시켰다.
비용 절감에 치중하다가 안전 관리를 간소화하는 보잉의 사내 문화가 드러나기도 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이 사고를 계기로 각국에서 보잉의 737 맥스 항공기의 운항이 정지되고 해당 기종의 생산이 제한됐다.
보잉의 주가는 올해 3분의 1 가까이 하락했다.
올해 8월 보잉 최고경영자(CEO)가 로버트 켈리 오트버그로 교체된 이후에는 노조 파업이 이어졌다. 파업은 7주간 진행된 끝에 4년간 급여 38% 인상에 합의한 뒤에야 지난달 종료됐다.
보잉은 파업이 한창이던 10월 자금 조달을 위해 19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의 주식 매각에 나서기도 했다.
보잉은 지상 항공기만이 아니라 우주 사업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보잉이 개발한 유인우주선 '스타라이너'는 지난 6월 두 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우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시험비행을 떠났으나, ISS 도킹 이후 기기 결함이 발견돼 이들을 다시 탑승시키지 못한 채 지구로 돌아왔다.
당초 8일 일정으로 출발했던 우주비행사들은 여전히 ISS에 머물고 있으며, 일러야 내년 3월에나 귀환할 전망이다.
이들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개발한 우주캡슐을 타고 귀환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