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리아 페레즈'13개 부문서 최다 노미네이트 기염
골든글로브 첫 연기상 데미 무어도 여우 주연상 올라

■제 97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트랜스젠더가 된 멕시코 마약상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가 올해 아카데미(오스카)상 최다 후보에 올랐다.
23일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발표한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명단에 따르면 '에밀리아 페레즈'는 작품상과 감독상, 여우주연상·조연상, 외국어영화상, 촬영상, 각색상 등 총 13개(12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프랑스 거장 자크 오디아르 감독이 만든 넷플릭스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는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 수장이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아무도 모르게 여자로 다시 태어나 인생 2막을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은 실제 트랜스젠더인 배우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또 스페인어로 제작된 이 영화는 역대 영어가 아닌 언어로 제작된 영화 중 아카데미 후보에 최다 지명된 영화로 기록됐다.
'에밀리아 페레즈'의 뒤를 이어 작년 흥행작인 뮤지컬 영화 '위키드'와 유명 제작사 A24의 상영시간 3시간 35분짜리 대작 '브루탈리스트'가 각각 10개 후보에 올랐다.
'서브스턴스'로 올해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은 데미 무어는 이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라 '위키드'의 신시아 에리보 등과 경쟁한다.
연기상 부문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어둡게 그린 영화 '어프렌티스'의 두 핵심 배우가 남우주연상(서배스천 스탠)과 남우조연상(제러미 스트롱) 후보에 나란히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번 97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3월 2일 LA 돌비극장에서 유명 방송인 코넌 오브라이언의 사회로 열린다. 
주최 측은 대형 산불 피해자를 고려해 올해 주제가상 후보에 오른 가수의 축하 공연을 생략하는 등 시상식을 조촐하게 치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