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 입은 시민 두고 떠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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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자살 피범벅 남성 보고도 자리 떠
두 경관 면허 박탈 해임, 주검찰은 기소
극단적 선택으로 총상을 입은 시민을 발견하고도 퇴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장을 이탈한 경찰관 2명이 검찰에 기소됐다. 이들의 대화 내용과 현장 영상은 바디캠에 자동 녹화돼 온라인에도 공개돼 시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6일 세인트루이스의 지역 방송 KSDK 뉴스에 따르면 경찰관 타이 워런과 오스틴 프레이저는 지난 2023년 9월 10일 "자살하겠다"는 신고를 받고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포레스트 파크로 출동했다. 신고 접수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두 경찰관은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피를 흘리고 있는 호세 로드리게스-리베라(29)를 발견했다.
하지만 이들은 구급차를 요청하거나 응급처치를 하지 않았다. 바디캠 영상에 따르면 한 경찰관이 "발견 사실을 보고하고 처리하자"고 하자, 동료는 "이거 우리가 맡으면 안 돼. 나 30분 있으면 퇴근이야"라고 답했다.
결국 두 경찰관은 피해자를 두고 "돌아다니다 오자"며 대화를 나누며 자리를 떠났다. 순찰차에서 둘이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은 내용도 바디캠에 녹화됐다.
약 10분 후, 다른 경찰관들이 피해자를 발견했고 즉시 구급차를 요청했다. 그러는 사이 두 경관은 현장으로 다시 돌어와 마치 피해자를 처음 발견한 것처럼 행동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피해자는 끝내 사망했으며, 검시 결과 극단적 선택으로 판정됐다. 피해자는 17년간 우울증을 앓아왔으며 사건 현장과 자택에 유서를 남겼다. 경찰은 피해자가 소유한 권총이 사건 현장에서 사용됐으나 도착 전 누군가가 총기를 훔쳐 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발생 직후 세인트루이스 경찰청은 두 경관 중 한사람인 프레이저를 즉각 해임했고, 다른 경관 워런도 사직했다. 이후 두 사람 모두 경찰 면허를 박탈당했으며 주 검찰총장은 이들을 기소했다.
세인트루이스 경찰청 측은 "두 사람은 현재 경찰로 근무하지 않고 있다"면서 "규정 위반 시 적절한 징계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의 행동에 슬프고 괴로웠다. 공무원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더는 고통을 겪고 싶지 않아 소송은 제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