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압록강 전투 당시 미군 참전용사가 얻은 것, 친분있던 OC 한인 보관하다 한국에 기증

[주말화제]

참혹했던 전쟁 사진 여러장도 함께 전달 
LA총영사관 "사료 가치 점검한 후 공개"

한국전에 참전한 미국 참전용사가 압록강 전투 당시 지역주민에게서 받아 보관하고 있던 태극기가 75년 만에 한국으로 이송된다. 6·25전쟁 사료 가치를 검증해 일반 공개를 하기 위해서다. 
LA총영사관(총영사 김영완)은 20일 미군 참전용사가 기증한 태국기와 사진 등 한국전쟁 관련 사료를 서울에 소재한 전쟁기념관에 이송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한국전쟁 사료들은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이승빈씨가 보관하고 있던 자료들로 이씨가 LA한국문화원을 통해 한국 기증 여부를 문의하면서 공개됐다. 
특히 이씨가 보관하고 있던 사료 중 눈길이 가는 것은 태극기다. 이씨가 태극기를 보관하게 된 것은 평소 친분이 있던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부탁에서 비롯됐다. 
이씨가 전한 사연은 이렇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펜실베니아 출신 해리 셔만씨는 당시 미 육군 소속으로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한국전쟁과 관련된 사진을 비롯해 사료들을 수집했다는 것이다. 태극기는 셔만씨가 압록강 전투에 참전할 당시 지역 주민이 셔만씨의 손에 쥐어 준 것이다. 셔만씨는 태극기와 한국전쟁의 참상을 담은 사진 자료 등을 보관하던 중 휴전을 맞이했다. 셔만씨는 정전협정 이후에도 미군으로 한국에 남아 복무했고 1973년 전역과 함께 귀향했다. 셔만씨는 압록강에서 건네 받은 태극기와 사진 자료들을 친분이 깊었던 이씨에 전달했다. 셔만씨는 지난 2000년 사망했다.
셔만씨의 유품인 태극기와 사진 자료들을 보관해 온 이씨는 더 많은 한국인들이 전쟁의 참혹함과 참전용사들의 헌실을 기리는 마음에서 한국에 기증하기로 결정하고 LA한국문화원과 접촉하면서 공개됐다.
LA총영사관은 LA한국문화원과 함께 한국의 전쟁기념관 측과 협의해 한국으로 보내 자료적 가치를 검증한 후 정리 및 보존하여 일반에게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LA 총영사관 측은 "전쟁기념관과 함께 해당 사료의 가치를 점검하고, 더 많은 관람객들이 볼 수 있도록 6?25전쟁 아카이브 공개 등 활용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향후에도 유사한 기증 문의가 있을 경우 한국 내 배송 등 필요한 절차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