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사각지대 좀 더 촘촘히 살피겠다"

"불 난 곳에 친구가 있을 줄은 몰랐어요."

5일 오전 인천시 서구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최근 빌라 화재로 숨진 A(12)양의 빈소가 차려졌다.

빈소에는 A양 부모를 비롯한 유족, 지인, 공무원 등 10여명이 침통한 표정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영정 사진에는 수의사를 꿈꾸던 A양이 반려 고양이를 꼭 안은 채로 웃는 모습이 담겼다.

A양 어머니는 "아이가 다른 세상에서 수의사라는 꿈을 마음껏 펼쳤으면 좋겠다"면서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했다.

이날 A양의 초등학교 친구인 B(12)양은 언니와 함께 연신 눈물을 훔치면서 빈소를 찾았다.

B양 언니(18)는 "A양은 친구들과 사이가 좋아 집에도 많이 놀러 왔다"며 "외롭지 않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이어 도착한 다른 친구 5∼6명도 서로 부둥켜안고 오열하며 먼저 떠난 친구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한 친구는 "할머니 댁에 있는데 불이 나는 것을 봤다"며 "A양이 있을 거라고 생각 못 했다.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김교흥·모경종 의원, 강범석 서구청장 등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도 교육감은 "A양이 안타깝게 희생돼서 유족분들께 위로를 드렸다"며 "사각지대를 좀 더 촘촘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학 중 가정 방문이라든지 (취약 시기에)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용우·노종면 의원 등은 조기를 보냈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화환을 보내 A양의 넋을 기렸다.

앞서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일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틈새 없이 두툼한 '사회안전 매트리스'로 소외된 국민을 지켜내자"고 말했다.

A양은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43분께 인천시 서구 심곡동 집에 혼자 있던 중 발생한 불로 중상을 입었다.

그는 얼굴에 2도 화상을 입었고 연기까지 마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받다가 숨졌다.

유족은 화재 발생 닷새 만인 지난 3일 A양이 의료진으로부터 사망 판정을 받자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

A양 어머니는 장기 기증을 결정한 뒤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딸이 사람들에게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난 착한 아이로 기억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양 시신을 부검한 뒤 "일산화탄소 중독에 따른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화재 당일 A양은 방학이어서 집에 혼자 있었다.

당시 A양 어머니는 식당에 출근했고 아버지는 신장 투석을 받으려고 병원에 가서 집에 없었다.

A양 가정은 지난해 5차례에 걸쳐 정부 복지 사각지대 발굴시스템에 위기 징후가 포착됐으나 소득 기준을 넘은 탓에 지원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을 통해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며 이날까지 후원금 900만원가량이 모였다.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goodluc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