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본사 "운영난으로 영업 중단" 폐관 수순…글로발 영화 산업 퇴조, 한국 본사 구조조정 여파
[뉴스진단]
2017년 개관 북미 2호점 , 8년만에 역사속으로
코리아타운 'LA점'은 그대로 유지, 향후 결정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영화관 'CGV 부에나파크점'이 결국 문을 닫는다.
지난 주 갑작스런 임시 휴관<본보 3월11일자 A-3면 보도>으로 궁금증을 낳은 이 영화관은 더 이상 운영을 하지 않고 폐관 수순에 들어간다.
CJ본사의 한 관계자는 1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운영상 어려움으로 CGV 부에나파크점의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관객수가 급감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말하고 “운영 중단후 향후 계획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CGV 부에나파크점은 지난 2017년 1월 LA한인타운에 있는 LA점에 이어 개관한 CJ CGV의 미국 2호점이다. 오렌지카운티 유명 쇼핑몰인 ‘더 소스’(The Source)내에 입점한 이 영과관은 8개관에 1187석 규모에 미 주류사회 영화관들에 비해 절대 뒤지지않는 수준높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할리우드 개봉 작품 외에 새로 나온 다양한 한국 영화 개봉관으로 오렌지카운티 지역 한인들의 사랑을 받아오던 이 영화관은 결국 8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CGV 부에나파크점의 운영 중단으로 인해 이미 지난 2023년 개관 3년만에 문을 닫은 샌프란시스코점까지 합쳐 북미 지역 3개 영화관 중 LA한인타운에 있는 LA점 1곳만 남게 됐다.
이 관계자는 “LA점은 아직 휴관이나 폐관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LA점도 운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그대로 유지하면서 향후 계획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CGV 부에나파크점은 전세계적인 극장 산업 부진 상황과 무관치않다.
미국 극장업계의 전반적인 부진에다 한국 내수 부진까지 겹친 가운데 한국 CGV 본사는 지난달 근속 7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이번 조치로 본사와 현장 근무 직원을 포함, 약 80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같은 결정은 OTT시장의 확대로 인한 극장 관객 감소가 주된 이유다.
한국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영화관 매출액은 1조1945억원으로 팬데믹 이전 2019년 대비 65.3% 수준에 그쳤다. 이로 인해 CGV는 지난해 매출 1조9579억원에 영업이익 759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한국 내 사업만 보면 76억원 적자를 봤다.
미국 극장가의 상황도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미국 극장업계의 매출은 87억달러로 전년 대비 3.3% 줄어들었고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선 23.5%나 급감했다.
이 관계자는 “영화 산업이 전체적으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밝히고 “본사 차원에서도 돌파구 마련을 위해 다각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