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 "흠집내기·망신주기 몰두…정부조직 공백 유도 행위"
국힘 "핵심자료 제출 안 돼…후보는 도망, 여당은 비호한 것"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파행으로 끝난 가운데 여야는 26일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네 탓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청문회 절차를 의도적으로 방해하고 근거 없는 의혹을 계속 제기하는 등 '트집 잡기'에 몰두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같은 행태를 "국정 발목잡기를 넘어선 대선 불복"이라고 규정하며 국민의힘에 국무총리 인준 협조를 촉구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의 출범을 기어코 방해하려 드는 국민의힘은 국정 방해 세력"이라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보인 행태는 결코 정당한 야당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의 억지 정치공세와 청문회 파행 유도는 국민주권정부의 출범을 지연시키고 정부 조직에 공백을 유도하려는 국정 발목잡기를 넘어서 대선 불복까지 염두에 둔 의도 아닌가"라며 "더 이상 몽니 부리지 말고 당장 인사청문회장으로 돌아와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사청문회를 7시간 파행시키고 자동 산회시킨 국민의힘 태도는 국정 발목잡기를 넘어 대선 불복"이라며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가 남겨져 있는데 그동안 역대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안 해준 사례는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성명을 통해 "인수위도 없이 내란을 종식하고 국정안정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을 부정하고 대선 불복 행위를 한 것"이라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청문위원인 채현일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청문회 내내 정책검증 대신 흠집 내기와 망신 주기에만 몰두했다"며 "국정운영의 책임 있는 파트너가 돼야 할 제1야당이 여전히 내란동조 세력의 DNA를 떨치지 못한 채 오로지 새 정부 발목잡기만 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 파행 책임의 화살을 김 후보자와 민주당에 돌렸다.
재산 의혹을 비롯한 주요 쟁점을 검증할 자료를 성실하게 제출하지 않은 김 후보자와 이를 비호한 민주당의 태도 탓에 청문회를 속행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인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후보자의 여러 의혹과 관련한 핵심 자료들이 충실히 제출되지 않아 회의가 속개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며 "위원장으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이어 "성실한 자료 제출 없이 진행된 검증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청문위원인 김희정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후보께서 주시겠다고 했던 자료도 끝내 주지 않아서 회의가 속개되지 못했다"며 "(산회 시각인) 12시가 됐을 때 (여당 측에) '회의가 마무리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내일까지라도 주겠느냐, (그럼 청문회 일수를) 하루라도 늘려서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협상을 시도했는데, '이걸로 마무리된 것 아니냐'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전날 자료 제출을 촉구하며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야당 위원들을 향해 '도망'이라고 비판한 여당을 두고는 "오히려 (각종 의혹을) 입증하지 않고 도망간 쪽은 후보님이고, 그걸 비호하는 게 여당 인사청문위원"이라고도 말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인사청문회 재개 가능성에 대해 "(특위에서) 별도 의결이 가능하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협조가 있어야 가능한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이 총리 인준안 표결을 강행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 관련해서는 "다수의 힘으로 '마이웨이' 하겠다는 이야기"라며 "국민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이재명 정부의 '일당 독재'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고, 후폭풍은 이재명 정부가 받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김정진 기자 stop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