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역별 토론에 국민여론 반영한 예비경선 진행…'조용한 전대' 탈피
한동훈 불출마에 새인물 부재·여전한 찬탄·반탄 구도에 흥행 우려도
대선 패배 이후 내우외환 상황으로 끝모를 지지율 추락에 직면한 국민의힘이 당 대표를 뽑는 8·22 전당대회 행사를 대규모로 진행해 분위기 반전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한동훈 전 대표의 불출마와 새 인물 부재, 여전한 찬탄(탄핵찬성) 대 반탄(탄핵반대) 대결 구도 등 이번 전대를 놓고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흥행에 벌써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우선 충북 청주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 앞서 수도권·강원, 충청·호남, 대구, 부산에서 4차례에 걸쳐 권역별 합동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애초 당내에서는 대선 패배 이후 첫 전대라는 점을 고려해 '조용히' 치르자는 분위기도 없지 않았지만, 가라앉은 당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지역 순회를 포함한 대규모 행사를 치르기로 결정한 것이다.
당 관계자는 2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선 패배로 당이 위축된 상황에서 최소한의 규모로 전대를 하면 분위기가 더 위축될 것 같다"며 "전대를 통해 당원들이 다시 결집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당원 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를 반영한 예비경선(당 대표의 경우 후보자가 4명 초과할 경우)도 진행키로 했다.
당원투표 결과만 100% 반영했던 기존 예비경선과 달리 이번 전대에서는 여론조사를 비중있게 포함한 것이다. 이를 통해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의 참여를 유도하며 전대 관심도를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당내에서는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하면 인적 쇄신 등의 혁신안을 둘러싼 내부 갈등, 자당 의원들을 향한 특검 수사로 인해 싸늘해진 민심도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흐른다.
특히 압도적 '1강'으로 평가받는 당권 주자가 보이지 않고, 당권 주자들이 저마다 혁신과 통합 등을 내세워 선명성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까지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사람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조경태·장동혁·주진우 의원 등 4명이다.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안철수 의원과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양향자 전 의원까지 합세하면 최소 7명 이상의 다자 구도가 형성된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전대 흥행에 대한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우선 출마를 저울질했던 한동훈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화제성이 떨어진 점이 흥행 악재로 꼽힌다.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는 선명성을 보인 한 전 대표가 불출마하면서 '혁신 전대'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특검 수사 역시 전대 흥행의 변수로 지목된다. 최근 김건희여사·순직해병 특검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잇달아 압수수색 한 데 이어 강제 수사에 본격 착수한다면 국민적 관심이 특검에 집중돼 전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덜할 수 있다.
당 대표 경선과 달리 최고위원 경선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분위기도 국민의힘의 걱정거리다.
현재까지 '박근혜 키즈'로 알려진 손수조 리더스 클럽 대표가 청년최고위원, 손범규 인천 남동갑 당협위원장이 최고위원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다.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할 현역 의원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김치연 기자 p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