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철거 없다" 약속 뒤집어
몰역사에 각계각층 비판 봇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꿈인 대형 연회장을 짓기 위해 백악관의 이스트윙(동관)이 철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 "백악관 동관이 완전히 철거됐다"며 "백악관이 언론의 비판에 대응하는 가운데 이날 정오께 수십 년된 이스트윙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연회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기존 건물은 중축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굴착기를 동원한 철거 작업을 시작하고 나서야 이런 내용이 언론과 온라인을 통해 확산했다.
대통령이 국가적 상징물을 파괴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백악관은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했다. 또 이스트윙 인근에 청사가 있는 재무부 직원들에게 관련 사진을 공유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영상 촬영을 시도하는 기자들을 쫓아냈다.
백악관은 논란에 대해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백악관을 개보수하고, 확장하고, 현대화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백악관은 언론의 비판 보도를 "제조된 분노(manufactured outrage)"로 규정하며 "이성을 잃은 좌파들과 그들의 릫가짜 뉴스릮 동맹들이 트집을 잡는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백악관의 이런 해명에도 민주당과 시민사회 등 각계의 비판은 잇따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그의 집이 아니다. 여러분의 집이다"라며 "그러나 그는 (건물을) 파괴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영리단체인 미국 역사보존협회(내셔널 트러스트)는 이스트윙이 국립사적지이자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건물이라며 공사 중단을 요청했다.
한편, 영부인의 사무실과 의전 공간이 있는 이스트 윙은 1902년 처음 만들어졌다. 1942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지하 벙커를 덮기 위해 2층 구조로 확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