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은퇴자협회 美사회보장제도 90주년 설문조사…"신뢰도 떨어졌지만 의존도는 되레 상승"
[뉴스포커스]
2032년 바닥 "소셜 신뢰" 36%, 15년래 최저
은퇴자 65% "소셜 의존", 20년 전 보다 14%↑
"손해 보더라도 기금 고갈 이전 신청" 움직임
"사회보장연금(소셜연금)을 신뢰하지는 않지만 노후에 의존할 건 소셜연금 밖에 없다"
소셜연금을 놓고 한인을 포함해 미국인들의 마음 속에 서로 대립하는 양가감정이 작용하고 있다. 연금 자금의 조기 고갈로 인해 소셜연금의 신뢰도는 떨어졌지만 은퇴 후 유일한 수입원으로서 소셜연금 의존도는 상승하고 있어서다. 소셜연금의 신뢰도 하락은 MZ세대 등 젊은 층이 주도하고 있다면 소셜연금 의존도의 상승세는 고령 세대가 중심이 되고 있다.
전미은퇴자협회(AARP)가 사회보장제도 90주년을 맞아 은퇴자 1200명과 젊은층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소셜연금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 반면에 은퇴 이후 주요 소득원으로 의존도는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18일부터 23일까지 은퇴자 1200여명과 젊은층 2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이에 따르면 소셜연금을 신뢰한다고 답은 응답자는 전체 중 36%로 5년 전인 2020년 43%에 비해 7%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지난 2010년 35%로 최저치를 찍은 후 15년 만에 가장 낮은 신뢰도다.
소셜연금에 대한 신뢰 하락의 중심에는 젊은층이 있다. 18세에서 49세까지 젊은 세대 중에서 소셜연금의 미래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것은 25%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50세 이상 노년층의 48%는 소셜연금을 신뢰한다고 답해 대조를 보였다.
은퇴자를 중심으로 노년층의 소셜연금 의존도는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AARP 조사결과에 따르면 은퇴자의 65%는 소셜연금이 주요 수입원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답했다. 20년 전인 2005년 51%에 비해 14%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소셜연금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은퇴자 비율은 13%에 불과했다.
소셜연금을 놓고 세대 사이에 시각차가 존재하고 있지만 노후에 소셜연금 혜택을 제때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체 응답자의 80%가 회의적인 전망을 피력했다. 소셜연금의 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서다.
초당적 민간 예산감시단체인 연방예산책임위원회(CRFB)는 소셜연금이 오는 2032년 말에는 사실상 고갈되면서 혜택도 최대 24%나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소셜연금 신탁기금의 고갈 시점을 기존 2034년에서 2년이나 앞당겨진 전망이다. 여기에 기금이 소진되면 현행법에 따라 수입 범위 내에서만 연금액이 지급되기 때문에 연금 수령액도 최대 24%까지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셜연금에 대한 미국인들의 양가감정은 소셜연금의 조기 신청을 자극하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손해를 보더라도 기금 고갈 이전에 신청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연방사회보장국(SSA)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사이에 소셜연금 신청은 180만283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3만3671건에 비해 18%나 크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