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지하에서 이상한 소리와 불빛"

'은신 생활' 40대 남성, 절도혐의 체포
 TV·침대등 두고 오랜 기간 숨어 살아

미국의 아파트 지하에서 침대와 TV까지 갖춘 채 은신 생활을 해 온 미국판'기생충'40대 남성이 적발됐다.
8일 USA투데이에 따르면 오리건주 클래커머스카운티 셰리프국은 지난 3일 오후 11시쯤 포틀랜드 외곽 해피밸리 지역의 한 아파트 단지 지하 공간에서 주민들 몰래 살고 있던 벤저민 부커(40)를 1급 절도혐의로 체포했다.
그가 꼬리를 잡힌 건 주민 신고에서 비롯됐다. "외부인이 주차한 뒤 3층 건물 뒤로 걸어갔다"는 신고 접수 후 출동한 경찰은 강제로 문을 따고 들어간 크롤스페이스(좁은 바닥 밑 공간) 모습에 깜짝 놀랐다. 침대와 의자는 물론, 선풍기와 조명 등 기본적인 생활 물품이 모두 갖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TV나 게임기도 보였다. 부커는 건물 통풍구에서 불법으로 전기를 끌어 쓰며 생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주민들은 경찰에 "오래전부터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며 "좁은 공간의 문이 열려 있고, 안에선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커가 이 공간을 주거가 가능하도록 개선하기 위해 많은 작업을 했다"며 "안에서 오랜 기간 거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약 흔적도 발견됐다. 현장에 있던 파이프에는 흰색 잔여물이 묻어 있었는데, 경찰은 여기서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부커에 대해 마약 혐의도 추가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아내와 5세 딸을 둔 남편이자 아빠였다. 그의 아내는 페이스북에 "감옥과 보호관찰만이 그를 깨끗하게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적었다. 부커는 7만5000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된채 구치소에 수감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