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 돌연 멈춤 '실수? 고의?'

트럼프 타는 순간 가동 중단
연설 프롬프터도 고장 '씩씩'

미국 비밀경호국이 유엔총회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멈춘 사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유엔 직원들이 고의로 에스컬레이터를 멈춰 세운 것은 아닌지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유엔은 백악관 영상 촬영 담당자가 실수로 안전장치를 잘못 건드린 데 따른 우연한 사고일 뿐 고의적인 방해행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24일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까지 정상적으로 작동하던 총회장 에스컬레이터는 멜라니아 여사가 발을 딛는 순간 멈췄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은 정지된 계단을 직접 걸어 올라가야 했다.
사건 직후 유엔 직원들이 에스컬레이터 전원을 일부러 끄자는 농담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의적 방해’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선데이타임스는 유엔 내부에서 ‘예산 삭감으로 돈이 떨어져 에스컬레이터를 가동할 수 없으니 직접 걸어 올라가게 하자’는 식의 농담이 오갔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모든 정황을 종합할 때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며 "유엔 관계자가 에스컬레이터를 고의로 멈췄다면 즉시 해고하고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엔은 자체 조사 결과를 통해 사고 원인이 단순한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 도착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미국 측 촬영기자가 먼저 에스컬레이터에 올랐고 바로 그 순간 영부인이 발을 디디자 안전장치가 작동해 멈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체가 끼어드는 사고를 막기위해 설계된 상단 안전장치를 미국 촬영 담당자가 의도치 않게  건드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자신이 유엔에서 연설하려고 할 때 프롬프터(자막기)마저 고장 나자 그는 자신이 2기 취임 후 7개의 전쟁을 끝냈지만, 합의 과정에서 유엔으로부터 전화 한 통도 받지 못했고 "유엔으로부터 받은 것은 올라가는 도중 한가운데서 멈춘 에스컬레이터와 고장 난 프롬프터뿐"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