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텍사스주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의 피해자가 추가로 사망했다고 멕시코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출신 미국 이민자가 지난주 (미국 ICE) 센터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으로 상처를 입고 치료 중 숨졌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멕시코에 있는 고인의 모친이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미국에 갈 수 있도록 조처했다"고 말했다.

멕시코 정상은 "멕시코 출신 이주자들은 미국 경제 발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주역들"이라고 강조하면서 "우리 정부는 유족과 계속 연락을 하면서 필요한 경우 고소장 제출 지원 등 법적 절차를 밟는 데 조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내 최대 라틴계 단체 라틴아메리카시민연맹(LULAC)은 성명을 내 "치료 중 숨진 미겔 앙헬 가르시아 에르난데스는 다섯째 아이를 밴 아내와 4명의 자녀를 두고 떠나게 됐다"며 "이 가족은 최근 첫 집을 구입해 이사했는데, 이는 고인이 쉬지 않고 노력해 얻은 이정표였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4일 댈러스에서는 ICE 구금시설 인근 건물 옥상에 숨어 있던 저격범이 ICE 시설 출입구 주변에 있던 차량 등을 겨냥해 총격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총알에 맞은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 1명이 당일 숨졌고, 가르시아 에르난데스를 포함한 2명이 다친 바 있다. 가르시아 에르난데스까지 세상을 떠나면서 이 사건 사망자는 2명으로 늘었다.

조슈아 얀이라는 이름의 총격범은 사건 당일 숨진 채 발견됐다.

청년 보수 운동가 찰리 커크 암살 2주 뒤 발생한 이번 사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법 집행 기관을 끊임없이 악마화하고 ICE 해체를 요구하며 ICE 요원들을 나치에 비유하는 급진 좌파 민주당 당원들"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캐시 파텔 미연방수사국(FBI) 국장은 "회수된 미사용 탄피 중 하나에는 'ICE 반대'(ANTI IC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면서, 범행 배경에 이념적 동기가 있을 수 있음을 암시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