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워치]

청상추 한단에 2.99, 도매가 한상자 55불 6배 급등…당분간 지속 전망
작황 악화·시기적 요인…한인들, 상추 사러 미국마켓으로 '진풍경도'

 # 한인 주부 이모(52)씨는 지난 주 가족과 삼겹살 파티를 할 목적으로 마켓에 들렀다. 이씨는 삼겹살을 넉넉히 산 후 상추를 사기 위해 채소코너에 붙은 상추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청상추 한 단에 2.99달러. 이씨는 평소에 비해 엄청나게 비싼 상추를 차마 집을 수가 없었다. 이씨는 "상추 가격이 너무 올랐다"며 "상추 사러 미국 마켓에 가야 할 것 같다"며 발길을 옮겼다.

 상추 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상추만 따로 구입하기 위해 미국 마켓으로 발길을 돌리는 한인 고객들이 나타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지난 주말 한인 마켓의 상추 가격은 한 단에 2.99달러를 기록해 그야말로 '금상추'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상추 가격 급상승에 대해 상추의 주 산지인 북가주에 겨울 폭우와 저온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작황이 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한인 채소도매업체인 MG 관계자에 의하면 지난 주말 도매가격으로 한 상자(24단) 당 청상추는 55달러, 홍상추는 48달러에 거래됐다. 보통 한 상장에 8~9달러 하던 것에 비하면 5~6배나 오른 것이다. 

 H마트 마당몰점 관계자는 "평소 같으면 한 상자에 8~9달러 수준인데 50달러 대까지 치솟았다"며 "상추 가격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상추의 가격 상승은 1~2주 정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잦은 비로 인한 작황 악화와 시기적인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채소 등이 한창 자랄 시기인 지난 겨울에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져 농작지가 유실되거나 작황이 매우 나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산지 작황 상황이 회복되기 위해선 그만큼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한동안 '금상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인 주부들은 한인마켓에서 상추 구입을 포기하고 귀찮더라도 미국 마켓에서 상추만을 따로 구입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일례로 지난 주말 랄프스의 청상추 한 단 가격은 0.99달러.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한인 주부들이 랄프스에 들리는 이유가 이해할 만하다.

 그럼 미국 마켓과 한인 마켓의 상추 가격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 계약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미국 마켓은 연간 물량을 고려해 연평균 가격으로 산지 농가와 계약을 하기 때문에 작황이 나빠도 연간 계약을 한 납품 가격이 유지돼 가격의 등락 폭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한인들이 즐겨 먹는 삼겹살 구이에 빠져서는 안되는 상추. 상추 가격이 비싸다고 삼겹살을 먹지 않을 수는 없는 법이어서 한동안 상추 사러 미국 마켓에 발품을 팔아야 하는 수고는 감내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