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전 공장'망설이는 삼성의 속사정
"손해 뻔히 보이는데…"
LG는 테네시 협의 끝


 삼성전자가 미국 가전공장 건설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2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생큐 삼성!"이라는 글을 올리며 공장 건설을 기정사실화했지만, 두 달 반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이 지지부진한 것.

 20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앨라배마, 조지아 등 주 정부와 가전 공장 부지 선정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도 아직 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껏 5% 수준인 가전 부문의 박한 마진이 결정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게다가 미국 현지 인건비, 부지 임차료, 전기요금 등 생산원가 부담은 베트남, 태국 같은 기존 해외 생산기지의 5배에 이른다. 근로자 인건비만 따지면 멕시코의 6배, 베트남의 10배에 달한다. 물류비용을 아끼고, 자동화를 한다고 해도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반도체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이 부문은 영업이익률이 20%를 웃돌아 원가 부담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게 가전과의 큰 차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손해가 뻔히 보이는 곳에 공장을 세울 수는 없다"며 "이익을 내는 원가 구조를 만드는 협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2월 말 테네시주 정부와 협의를 끝내고 2019년까지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현지에 세탁기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