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임직원 임금 체납…회사 정상운영 힘들듯
가맹점 타격 불 보듯…"한 달 전부터 이미 물품 끊겨"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망고식스를 운영하는 KH컴퍼니의 강훈 대표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 회사에 속한 300여개 가맹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 임직원이 대거 퇴사하고 기업회생을 신청하는 등 회사가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에서 대표까지 사망해 가맹점 줄폐점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 시내 대형 오피스 건물에서 망고식스 가맹점을 운영하는 A씨는 25일 "대표 사망 소식에 정말 많이 놀랐다"며 "법원에 회생절차 신청했다고 해 정상화되길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제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본사에서 물량이 점차 안 들어오기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됐고, 한 달 전부터는 완전히 끊겼다"며 "컵·과일 등 전부 기존에 남아있던 재고로 해결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A씨는 그러면서 "가맹점주는 본사와 가맹계약을 하고, 매장 임차는 본사가 임차해 있는 건물과 별도 계약을 하는 체제여서 본사가 망하면 임대 계약도 끝나므로 하루아침에 매장문을 닫아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달 중순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할 당시 KH컴퍼니가 언론에 밝힌 전국 망고식스 가맹점 개수는 100개, 쥬스식스·커피식스는 220여 개 정도다.

이는 망고식스 가맹점이 대거 폐점하면서 많이 줄어든 것이긴 하지만, 남은 가맹점마저도 사실상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서울 강동구에서 3년간 망고식스 가맹점을 운영하다 최근 폐점했다는 한 점주는 "가맹점 창업 중 망고식스가 가장 수지에 맞는다고 판단해 2014년 말에 개점했다"며 "막판에는 '숍인숍'(Shop in shop·매장 안에 또다른 매장을 만들어 상품을 판매하는 것) 형태로 커피식스, 쥬스식스도 병행 운영했지만, 경쟁 브랜드에 밀리는 등 매출이 안정적이지 않아 지난달 가게를 접었다"고 말했다.

이 점주도 "지난 겨울부터 본사로부터 물품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음료 제조에 필요한 우유도 한동안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구매했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지난해 망고식스 가맹점이 급격히 줄고 실적이 악화하자 저가 생과일주스와 커피를 앞세운 쥬스식스, 커피식스 브랜드를 론칭해 경영난 타개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 자체가 포화상태에서 또다시 무리한 출점 전략을 추진하면서 회사 상황이 더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직원 임금도 제때 지급하지 못해 임직원들이 지난달 대거 퇴사했으며, 가맹점 인테리어 등을 시공한 협력업체에 본사가 관련 비용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강 대표는 송사에 휘말린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KH컴퍼니는 '가맹점이라도 살려보겠다'며 이달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지만, 이 소식이 알려진 지 일주일 만에 대표 사망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가맹점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망고식스 운영이 잘 안 되자 쥬스식스 등 새 브랜드 론칭으로 위기 극복을 시도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본사 상황이 수습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리므로 가맹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