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도, SAT도 만점인데 '아이비리그' 낙방

'어퍼머티브 액션'도마
美 법무부 인권국 조사

플로리다주 올랜도 출신의 중국계 미국인 학생 휴버트 자오(19)는 지난해 아이비리그 명문 대학인 코넬대학교와 컬럼비아대학교에 지원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휴버트의 고등학교 내신 성적은 만점(GPA 5.3점)이었으며, SAT와 PSAT에서도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얻었다. 세계 로봇 학생 대회에 참가하는 등 대외 활동도 열심히 했다.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성적이지만 아이비리그에는 먹히지 않았다.

휴버트의 아버지인 유콩 자오 '아시아계미국인교육연합(AACE)' 회장은 "휴버트는 아이비리그 입학 과정에서 아시아계 학생들이 겪고 있는 차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했다. 성적이 우수한데도 '소수 인종 우대 정책(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에 따른 아시아계 입학생 수 제한에 걸려 떨어졌다는 것이다.

하버드대학을 비롯한 미 명문 대학들이 입학 과정에서 실시하는 '소수 인종 우대 정책'이 미국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64개 아시아계 학생 단체가 모여 만든 AACE는 하버드대, 코넬대, 컬럼비아대 등 명문 대학이 입학생 선별 과정에서 소수 인종 우대 정책에 따라 일정 비율 이상의 아시아계 학생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입학생의 인종 다양성을 위해 출신국별 정원 할당을 두는 이 제도가 성적이 우수한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장애물이 된다는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미 법무부 인권국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법무부는 지난 17일 하버드대 법무팀에 '소수 인종 우대 정책과 관련한 문건을 빨리 제출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법무부는 지난달 하버드 측에 소수 인종 우대정책이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법무부의 이번 조사는 AACE가 지난 2015년 제기한 행정 개입 청원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하버드대학이 소수 인종 우대 정책을 통해 아시아인을 역차별하고 있다"며 정부에 조사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