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선수촌 찾은 문 대통령, 선수들 포옹하며 '파이팅!'
쇼트트랙팀에 "쇼트트랙의 분투가 있어 동계스포츠에서 좋은 성적 내"
체력 훈련 중인 선수들 격려…구내식당서 선수들과 함께 오찬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찾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우리 선수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빙상장 1층을 찾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동계올림픽 '효자종목'인 쇼트트랙 선수들을 만났다.

김선태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이 우리 선수들을 소개했고, 문 대통령은 선수들이 호명될 때 한 명씩 안아주며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동계스포츠는 우리와는 까마득하게 먼 것으로 생각했는데 국민께 잘할 수 있다는 희망을 처음으로 드린 게 쇼트트랙"이라며 "쇼트트랙의 분투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동계스포츠에서 좋은 성적을 내게 됐고, 스켈레톤 같은 우리와는 조금 멀게 느껴졌던 종목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아랑 선수로부터 쇼트트랙 헬멧을 선물 받고는 즉석에서 착용하고 국가대표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어 선수들이 건넨 헬멧에 '가자! 파이팅 2017. 1. 17.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빙상장 3층으로 이동, 최근 여자팀의 남북 단일팀 구성이 논의되고 있는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들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여자 선수들은 중·고등학교, 대학교는 물론 실업팀도 없어서 국가대표가 유일한 팀이라고 할 정도로 어려운 가운데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런 우리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보다 희망을 가지고, 열정을 갖고 분투하고 도전하는 모습이 국민에게 큰 희망과 감동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기로 하면서 아이스하키 단일팀까지 논의되고 있다"며 "성사 여부를 떠나서 우리 아이스하키가 국민의 많은 관심을 받아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씻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쇼트트랙부터 시작해서 동계스포츠 종목을 하나씩 정복해내고 있는데 우리 아이스하키팀도 반드시 그 목표를 이루기 바라고, 이번 올림픽 때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남자 선수단이 선물한 국가대표 아이스하키팀 유니폼을 입고 남녀 선수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으며, 선수들도 유니폼과 하키 스틱에 문 대통령의 사인을 받았다.

쇼트트랙·아이스하키 선수들과 만나기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이재근 진천선수촌장으로부터 지난해 9월 완공된 진천선수촌의 현황에 대해 보고받고, '종목과 출전 규모 확정 여부', '기존 태릉선수촌의 활용 방안', '교통 등 불편사항' 등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이 선수촌장은 "종목과 출전 규모는 21일 엔트리가 확정될 때까지 변동될 수 있다. 태릉선수촌은 문화재청이 관리하는 문화재 구역이라 활용 방안에 대해 문화재청과 잘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또 "학생 선수들의 학업 문제를 가장 걱정했는데, 대학교는 선수촌 안에 8개 강의를 개설해 성적을 인정받고 있고, 중·고등학교는 충북체고 등에서 위탁교육을 하고 있어 전부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빙상장 4층의 탈의실에서 '아이스하키 선수 정밀 측위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해당 장비는 아이스하키 선수의 헬멧에 부착된 센서에서 보낸 위치 정보를 통해 선수의 움직임과 관련한 빅데이터를 수집, 경기력 향상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장치다.

문 대통령은 해당 장비를 실제 경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지 묻고, 규정상 어렵다는 답이 돌아오자 "기술이 더 발전하면 세계적으로 많이 쓸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스하키가 아니더라도 축구, 농구 등 다른 종목에도 활용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또 "선수들이 다 열심히 하지만 여기에 4차산업혁명 기술까지 뒷받침되면 더 좋은 결과가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대통령은 웨이트 트레이닝 센터로 이동, 고된 훈련을 견뎌내고 있는 선수들과 만났다.

문 대통령은 줄타기 훈련을 하던 선수들과 악수했으며, 사이클 국가대표 임재연 선수의 훈련을 지켜봤다.

기계체조 국가대표 이은주 선수는 문 대통령이 다가가자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를 본 문 대통령은 눈물을 닦아주며 "많이 힘들죠. 힘내요"라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레슬링, 유도 국가대표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으며, 문 대통령과 사진을 찍기 위해 선수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메디컬 센터를 방문해 부상예방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듣고 부상 방지용 동작을 체험했다. 문 대통령은 신발을 벗고 매트 위로 올라가 슬라이딩, 종아리 강화, 어깨 강화 운동 등 3가지 동작을 따라 했다.

메디컬 센터 의료진은 문 대통령에게 집무 도중 틈틈이 운동을 하라고 권유하며, 운동 도구를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메디컬 센터 내 수중운동 치료장으로 이동해 수중치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실제 부상으로 치료 중인 선수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수중에서 걷기 치료 중인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 김광진 선수에게 다가가 "어떻게 하다 다쳤나. 치료받은 지는 얼마나 됐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 선수는 "중국에서 열린 시합에서 결승전 경기 중 욕심을 내서 심하게 넘어졌다"며 "수중치료를 열심히 해서 이번에 꼭 뛰고 싶다. 2월 17일이 연습 시작인데 그때까지 열심히 재활하겠다"고 답했다.

또 수구 국가대표 박정민 선수에게는 "어느 부위를 다쳤나. 수구는 우리나라가 아시아에서 몇 위 정도 하나"라고 물었다.

박 선수는 "어깨를 다쳤는데 수술할 정도는 아니다. 수구가 아직 세계적인 수준은 아니고, 아시아에서 카자흐스탄, 일본, 중국과 4강에서 만나는 정도다. 자카르타아시안게임에서 열심히 해서 꼭 메달을 따겠다"고 말했다.

메디컬 센터 방문을 마친 문 대통령은 구내식당으로 이동, 국가대표 선수·코치를 비롯해 선수촌 관계자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직접 식판을 들고 줄을 서서 식사를 배식받았다. 식사 메뉴는 떡국과 새우 볶음밥, 꿀떡, 볶음 우동, 양갈비 등이었다.

문 대통령이 식사를 마치자 구내식당 직원들이 입구에 서서 문 대통령을 기다리다가 악수와 기념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그러자 국가대표 선수들도 앞다투어 문 대통령에게 촬영을 청했다.

문 대통령은 약 15분간 국가대표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에야 식당을 나설 수 있었다.

이날 진천선수촌 방문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이재근 진천선수촌장, 이호식 부촌장, 이시종 충북도지사 등이 참석했으며,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김수현 사회수석 등이 배석했다.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