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건조한 여름같은 남가주 날씨, 동복 의류·난방용품 구비 한인 업체들 울상

[타운뉴스]

지난주부터 역대 최고 기온, 다음주 까지 지속
"한국서 대량 수입 의류 판매 예년의 25% 수준"
전기장판이나 온풍기 등도 "올해 겨울 장사 끝"

고온건조한 날씨가 계속 이어지면서 예년과 달리 춥지 않은 '따뜻한 겨울'이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이상기온 탓에 겨울 옷 등을 준비한 한인 소매업체들이 울상이다.

마치 여름같은 남가주 날씨 탓에 그동안 잔뜩 준비해온 겨울용 의류들이 잘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LA타임스(LAT)는 캘리포니아 주 전체가 지난주부터 예년 기온을 웃돌며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 등 고온 건조한 겨울 날씨를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이상기온의 겨울 날씨는 다음 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5일 보도했다.

LA 역시 '무더운 겨울'에서 예외는 아니다. 예년 같으면 2월은 비가 가장 많은 달이다. 하지만 지난 4일 LA 다운타운 기온은 81도까지 치솟았다. 1995년 2월4일에 기록한 91도 보다는 10도가 낮은 기온이지만 예년 기온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기상전문가들은 이번 주말 기온이 조금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년 기온보다 높아 고온 건조한 날씨는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겨울 상품을 팔아야 하는 업체들에게는 이상기온에 의한 따뜻한 겨울 날씨가 야속할 따름이다. 겨울 상품을 팔 수 있는 시간이 남지 않아 속이 타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소매업체 기준에서 보면 2월부터는 이미 봄 시즌이 시작된다. 10월 말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올 겨울 장사는 사실상 끝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이상기온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이 의류업계다. 대부분 한국에서 수입해 온 것들로 예년에 비해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여성의류 소매점인 피네 최민영 대표는 "LA 이상기온으로 작년 대비 25% 수준의 판매량에 그쳤다"며 "날씨도 안 좋고 자바 시장 경기도 안 좋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고충을 드러냈다.

겨울 옷이 단가가 높아 매출이 제법 오르는 시기지만 이번 겨울은 평년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다. 시즌이 지난 겨울 의류 재고들은 2~3번에 걸친 세일로 넘겨져 판매될 예정이지만 각종 경비를 제하면 실제로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하소연이다.

난방용품도 이제 실질적인 시즌이 끝났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연말과 연초 전기장판이나 온풍기의 수요가 있었지만 더운 날씨가 계속된 주말에는 난방용품을 찾는 한인들이 발걸음이 부쩍 줄어들었다.

한 한인업체의 관계자는 "겨울 난방용품의 판매가 20% 정도 줄어들었다"며 "겨울 시즌 끝이기도 하지만 이상기온 탓도 분명히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뜨거운 국물을 판매하는 한인 식당들도 속사정은 마찬가지다. 뜨거운 국물 음식보다는 시원하고 차가운 음식을 찾는 손님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 국밥 전문 음식점 업주는 "더운 날씨가 계속된 주말부터 국밥 대신 냉면이 되냐고 묻고 되돌아가는 손님이 늘었다"며 씁쓸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