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외환은행 미국 영업망 재구축 실패
 

[경·제·뉴·스]

874만불 손실 하나뱅콥 이현주 전 LA지점장 관리 일임
LA·애틀란타 지점 재개설 무산…리뱅킹 잠정보류 결정

 외환은행 리뱅킹 추진 무산, BNB하나은행 적자 행진 등 미국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하나금융이 수렁에 빠진 미국 현지법인 정상화에 나섰다. 옛 외환은행의 미국 영업망 재구축에 실패하면서 미국에서의 추가 지점 오픈을 당분간 보류하는 대신 이현주 전 LA지점장을 하나뱅콥의 대표로 선임하고 미국 자회사 재정비 방침을 세웠다.

 7일 한국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해 임기가 끝난 이현주 전 LA지점 및 애틀란타지점 설립추진단장을 미국내 은행지주사인 하나뱅콥(Hana Bancorp) 대표로 남겨 미국법인 관리에 나섰다. 하나뱅콥은 하나금융이 지난 2013년 인수한 BNB하나은행 지분을 100% 보유한 자회사다. BNB하나은행은 하나금융이 지난 2013년 뉴욕소재 한인은행인 BNB은행을 인수해 설립한 은행으로 2014년 2047만4000달러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874만 달러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하나금융은 하나뱅콥을 하나은행의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또 지난해 이상용 KEB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본부장을 BNB하나은행장으로 임명하고 미국에 파견했다. 적자를 면치 못하는 미국 법인의 정상화를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 하나금융이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또 하나금융은 지난해 옛 외환은행의 법인인 KEB하나 LA파이낸셜을 통해 은행 영업이 가능한 지점 개설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옛 외환은행은 LA, 뉴욕, 시카고, 시애틀 등에 지점을 보유했으나 지난 2003년 론스타에 인수되면서 문을 닫았다. 이후 외환은행 법인은 미국 내에서 '은행'이 아닌 기업여신과 송금 업무를 수행하는 '금융회사'로 직위를 유지해왔다.

 때문에 하나금융도 미국 내 지점 재설립(리뱅킹)작업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LA 및 애틀란타 지점 설립 추진단'을 꾸리며, 하나뱅콥 대표이사인 이현주 부행장을 추진단장으로 선임해 금융당국과 협의하며 노력해왔다. 하지만 지점 재설립은 잠정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최근 하나금융은 미국 내에서의 추가 지점 계획을 잠정 보류키로 했다. 현재 KEB하나은행은 LA와 뉴욕에 파이낸셜 컴퍼니 형태의 법인 2개와 하나은행 뉴욕지점을 운영 중이다. 향후 미국 내 자회사로 둔 법인과 지점간 통합 가능성은 열어두고, 당분간은 각각 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