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대출 빚 1인당 3만6천불 부담안고 졸업…절반 이상 파트타임 등 비정규직 취업 출발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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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빚' 허리띠 졸라매야…소비 위축 악순환

부채규모 1조5천억, "해답 없어, 경제재앙 우려"

 대학 학비로 대출받은 돈이 무려 1조5000억달러에 이르면서 미국에서 대학 등록금 부담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1인당 3만5000달러의 빚더미를 진 사회 초년생의 절반이 파트타임직과 같은 비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며, 저임금에 따른 미국 내수시장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결국 학자금 빚은 미국 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해마다 미국 대학생 200만 명이 학비로 대출받은 빚을 안은 채 졸업을 한다. 

 LA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한인 이모 씨도 졸업한 지 13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대출금을 갚고 있다. 2003년 대학을 졸업한 이씨에 따르면 학비로 총 4만달러 가량을 대출받았고, 졸업 후 매달 130달러씩 20년간 갚아나가고 있다. 

 미국 대학들의 등록금은 1만달러에서 최고 6만달러 수준에 달한다. 등록금이 너무 비싸 대부분의 일반 학생들은 대학에 가려면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민 중 학비 융자로 빚을 지고 있는 이른바 '캠퍼스 푸어'는 약 4330만명에 달하고, 부채 규모는 무려 1조5000억달러로 1인당 3만5000달러에 이른다.

 빚까지 지면서 대학에 가는 이유는 고졸학력으로는 취업이 안 되는 현실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취업률을 속이고 학생을 모집하는 엉터리 대학까지 생겨나가고 있다. 

 대학을 졸업해도 대졸자 중 절반은 파트타임제 근무자 같은 비정규직으로 사회에 진입한다. 게다가 졸업과 동시에 빚더미를 짊어진 사회 초년생들은 저임금에 빚까지 갚으려면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미국 내수 시장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한다. 

 조지타운대 교육·노동센터의 앤서니 카니발 연구원은 "학생들이 재정적으로 독립하는데 갈수록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학생 개인의 삶뿐 아니라 미국 경제 전반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학비 대출 문제가 대선 쟁점으로까지 떠오르고 있지만, 이렇다 할 해법이 없어서 미국 경제에 재앙이 될 거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