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케어 의회 부결로 등돌린 트럼프·여당…감정 폭발 "양측관계 파탄 직전"

[이슈진단] 

트럼프가 계속 黨 무시하자 공화당 "우리 갈 길 간다"


 '트럼프케어'의회 통과 무산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여당인 공화당을 갈라놓고 있다. 

 지난달 말, 백악관이 공들인 트럼프케어가 공화당 내 이탈표로 부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의원을 "바보 같다"고 비난하고, 공화당에선 "대통령이 도와준 게 뭐가 있느냐"고 리더십을 문제 삼으면서 그간 쌓인 감정이 폭발하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WP)는 "대통령과 여당(공화당)의 관계가 파탄 직전"이라고 1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공화당은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공화당 단독으로라도 세제 개혁안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케어 재추진을 최우선으로 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무시하고, 올 하반기 세제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모든 관심이 세제 개혁으로 쏠리면서 트럼프케어는 '찬밥'신세가 됐다.

 매코널 대표는 민주당의 트럼프케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저지할 수 있도록 상원 의결정족수를 낮추라는 '핵옵션'요구도 거절했다. 그는 "트럼프케어가 좌절된 것은 민주당 때문이 아니라 공화당이 50석(통과 기준)을 채우지 못해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트럼프케어 소관 상임위원장인 공화당의 라마 알렉산더(테네시)는 이날 "개인 보험 시장을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민주당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보험회사에 대한 정부 지원금 삭감을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반대 방안이다. CNBC는 "정치권 아웃사이더 트럼프와 공화당의 불안정한 결혼이 끝날 조짐"이라며 "총력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취임 6개월(7월 20일)을 갓 넘긴 집권 세력 내부가 이토록 틀어진 데에는 공개적으로 남을 모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그는 공화당이 자신의 1호 공약인 트럼프케어를 끝내 통과시키지 못하자 "바보 같다"고 트위터로 비난했고, 이탈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이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여기에 트럼프 옹호 단체들이 나서서 해당 의원들에 대한 보복을 예고하면서 공화당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성과'를 내야 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난관이 예상되는) 트럼프 어젠다에서 벗어나려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장은 지난 2월 트럼프케어(3월), 어린이건강보험 개혁(7월), 세제 개혁(8월) 등 집권 200일 계획을 선언했지만 어느 것도 이뤄진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