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회동 안알리고, 사진도 공개않고…

김여정과 달리 靑 밖서 회동…국내 비판 여론 의식한 듯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평창올림픽 폐막식 전인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평창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 일행을 만났다.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문했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는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 했지만, 이번에는 평창에서 '약식'으로 만난 것이다. 이는 청와대가 '천안함 폭침 주범(主犯)'인 김영철에 대한 비판 여론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포스트 평창(평창 이후)'에 대한 미국의 강경 메시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회동 추진도 여러 측면에서 이례적이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김영철 일행의 평창 회동을 사전에 언론에 공지하지 않았고 회동이 끝난 지 2시간 20분이 지나서야 서면으로 브리핑했다.

보통 대통령의 공개 일정에는 청와대 출입 기자들이 대표 취재를 하는데 이번에는 기자들 출입도 허용하지 않았고 사후에도 사진·영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북한 대표단을 청와대가 아닌 올림픽 폐막식이 열리는 평창에서 만난 것도 특이하다. 문 대통령은 평창에서 만난 것 외에 추가로 김영철 일행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한다.

당초 북한 대표단이 2박 3일 한국 체류 동안 문 대통령을 2회 이상 만날 것으로 알려졌던 것과 비교하면, 청와대가 북 대표단을 대하는 격식이나 환대 수준이 낮아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