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러시아도 못한 미증유의 탐사 해내다"

[뉴스진단]

"여러 나라 달 기지 건설등 목표 삼고 있던 곳"
인류 달 탐사 새로운 장…우주 강국 입지 과시

중국의 우주 굴기가 인류의 달 탐사에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중국의 무인 달 탐사선 창어(嫦娥) 4호가 3일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착륙에 성공했다.

중국국가항천국(CNSA)에 따르면 달 탐사선 창어 4호는 이날 오전 10시26분 달 뒷면의 동경 177.6도, 남위 45.5도 부근의 예정된 지점인 남극 지역 폰 카르만 크레이터(운석 충돌구)에 착륙했다. 창어 4호는 지난달 8일 중국 쓰촨(四川)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長征) 3호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지난달 12일 달 궤도에 진입한 창어 4호는 두 차례 궤도 조정을 거친 후 지난달 30일 예정된 착륙 준비 궤도에 진입했다.

중국은 앞서 2014년 창어 3호를 달 앞면에 착륙시킨 바 있다. 이로써 중국은 세계 최초로 달 전면과 뒷면에 모두 착륙한 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간 미국과 러시아가 착륙선을 보내 달 탐사를 해왔지만, 달 뒷면에 착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달은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같기 때문에 항상 앞면을 지구로 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에서는 지구와 교신이 끊어져 탐사선을 통제할 수 없다. 중국은 달 궤도를 도는 통신중계 위성 '췌차오(鵲橋ㆍ오작교)'를 이용해 이 문제를 풀었다. 달 착륙선이 보내온 전파를 중계위성이 받아 지구로 전달하는 형태다.

중국은 앞으로 착륙선 내에 있는 무인로봇 탐사차(로버)를 이용해 남극 근처의 지형을 관찰하고 달 표면의 토양과 광물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천문 관측, 중성자 방사선 탐지 등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번 탐사에는 중국 내 28개 대학은 물론 네덜란드ㆍ독일ㆍ스웨덴ㆍ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과학자들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2020년까지 창어 5호를 발사해 달 표면을 탐사하고 샘플을 채취한 후 탐사차와 착륙선을 모두 지구로 귀환시키는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은 왜 달 뒷면을 얘기하면서도 앞뒷면의 경계선에 가까운 남극지방을 착륙지로 택했을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창어 4호가 착륙한 폰 카만 크레이터는 직경이 2500㎞에 이르는 태양계 내 최대 크레이터 내부에 있는 곳으로 중국뿐 아니라 그간 여러 나라들이 달 자원 탐사와 기지 건설 등을 위해 목표로 삼고 있는 위치다.

중국 언론들은 창어 4호의 달 착륙 성공 소식에 열광했다.

중국 CCTV는"이번 임무는 인류에 의한 첫 달 뒷면 착륙이자 처음으로 달 뒷면과 지구 간 통신이 이뤄진 것으로 인류 달 탐사에 있어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환구시보는 "인류의 첫 달 착륙인 미국의 아폴로 계획이 미국과 소련의 냉전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중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는 인류 운명 공동체의 꿈을 안고 개방과 협력의 이념을 실천해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CNN방송은 "(이번 달 뒷면 착륙 성공은) 중국이 세계를 리드하는 우주 강국으로 가는 거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표현했다.


지구에서 보이는 달의 앞면(왼쪽)과 지구 반대편의 뒷모습(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