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유튜브 정치인 모금활동 규제' 놓고 설전
洪 "군사정권때도 이런 후안무치한 짓 안 해", 柳 "그런 말 후안무치해 보일 것"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유튜브 방송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6일 간접 설전을 벌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튜브 정치인 모금 활동 규제가 소재였다.

선관위는 지난달 초 홍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인 'TV홍카콜라' 측에 유튜브 시청자들이 채팅을 통해 일정 금액을 후원하는 '슈퍼챗'을 잠정중단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반면 유 이사장이 팟캐스트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통해 버는 기부금 등의 수익은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닌 것으로 선관위는 보고 있다.

'정치 활동' 여부가 선관위의 판단 기준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유 이사장이 지금 하고 있는 방송 내용 그 자체가 정치 행위인데 그것은 (선관위 기준에 따라 모금이) 허용되고 나는 허용 안 된다는 괴이한 논리로 홍카콜라를 탄압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그만큼 (TV홍카콜라가) 문재인정권에 위협적이라는 것"이라며 "입법, 사법, 행정을 장악하고, 이제 국민의 입과 생각도 장악하려 하고 있다. 괴벨스 정권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알릴레오는 일종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시민들의 언론 활동, 지식 유통 같은 것"이라며 "(홍 전 대표에게) 저를 끌어들이지 말라고 계속 말씀드려도 안 들으시는 것 같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또한 "저처럼 정치를 그만두고도 얼마든지 비평이나 언론 활동을 할 수 있다"며 "홍 전 대표가 TV홍카콜라를 하시는 건 좋은데, 정치 비평을 하시려면 무슨 문제든 자신이 비평하는 대상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보고 하셔야 한다"고 꼬집었다.

다만 유 이사장은 "(선관위 규제에 대한) 홍 전 대표의 항변은 일리가 있다. 현재 정치자금법은 원외 인사가 (후원금 모금을) 할 수 없게 돼있다"며 "(유튜브 수익을) 계좌로 넣어 관리하고 선관위에 신고하면 되는데 그런 제도가 없어 좀 억울할 것이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유 이사장과 홍 전 대표는 지난 4일에도 이 문제를 놓고 한 차례 논쟁을 벌인 바 있다.

홍 전 대표는 당시 페이스북에 "유시민 알릴레오는 되고 홍카콜라는 안된다고 한다. 군사정권 때도 이런 후안무치한 짓은 하지 않았다"며 "이기붕 자유당 말기 현상"이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나는 홍카콜라 운영자로부터 단돈 1원도 받지 않는 단순한 출연자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지난 4일 유튜브 '고칠레오' 영상에서 "홍 전 대표는 얼마 전까지 한국당 당 대표에 출마할 준비를 했고 다음 대선 때 인생 열정을 불사르겠다는 공언을 하는 정치인이기에 TV홍카콜라는 선관위 규제의 대상이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저는 선관위가 소개한 규정 중 '정치 활동을 하지 않는 자'에 해당돼 규제 대상이 아니다"라며 "홍 전 대표는 시비를 걸지 말라"라고 했다.

그는 이어 홍 전 대표가 '군사정권'을 거론한 데 대해선 "군사정권 때는 방송을 못 할 뿐만 아니라 밀실에서도 정부를 비판하는 말을 하지 못했다"며 "군사정권 때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검사를 한 사람이 그런 말을 하면 언론·표현의 자유를 되찾으려고 죽고 다치고 감옥 간 사람이 볼 때 후안무치해 보이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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