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심각해 지는 한국의'최악 공기'국민들 불안…미주선 '역이민 한국행 보류'도
[뉴스초점]

네이버 인터넷 카페 '이민' 언급 게시물 1만2천건 이상
아이 둔 한국 주부들 심각 고려…한국 방문도 잇딴 연기

"미세먼지 때문에 우울하고 삶의 질도 떨어져요. 정말 미세먼지 없는 곳으로 이민 가고싶어요."

지난 5일 서울에서 사상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닷새 연속 시행되는 등 최근들어 한반도 전역을 최악의 미세먼지가 뒤덮고 있는 가운데, 실제 이민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한국인들이 늘고 있다. 더불어 한국행을 잠시 미루거나 역이민을 계획하던 미주 한인들의 경우 한국행 스케쥴을 연기하거나아예 역이민을 다시 생각해보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젠 한국인들의 일상생활 전반에 깊숙이 침투한 미세먼지. 이로 인한 고충부터 피로감과 우울감까지 밀려와 '정말 이젠 이민가고 싶다'는 '탈조선'을 꿈꾸는 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네이버 인터넷 카페에서 5일(한국시간) 오후 5시 현재 '이민'이 언급된 게시물은 1만2000여건이나 검색됐다. 미세먼지가 사회 현안으로 본격적으로 떠오른 2015년 이후 4년간의 검색 결과다.

한국의 주부들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최근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 중 하나는 '이민'이다. 직장인이자 주부라고 밝힌 회원 A씨는 "미세먼지가 심해지면 심해졌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이를 위해서도 한국에서 더이상 살 수 없다. 진지하게 이민을 고려중"이라고 게시물을 올렸다.

또 다른 육아 카페 회원 B씨가 "미세먼지 때문에 정말 이민을 고려하시는 분들이 있냐"는 질문을 게시판에 올리자 게시물 아래에는 "미국 투자 이민을 생각하고 있다", "아이들만이라도 유학 보내거나 가족 다 같이 이민 가는 쪽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댓글들이 여럿 달렸다.

실제 이민을 고민하고 실천에 옮기는 이들도 늘었다.

한 이민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최근 미세먼지 때문에 동남아나 미주 지역으로 이민을 떠나고 싶어한다는 상담전화를 많이 받는다"며 "최근 이민 상담 건수가 20% 가량 늘었는데 상당수가 미세먼지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한반도를 뒤덮은 미세먼지는 한국내 뿐만 아니라 이곳 미주 한인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극성인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해 한국 방문을 잠시 미루는 경우가 늘거나, 한국으로의 역이민을 계획하던 한인들은 계획을 재고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한 미주한인 인터넷 커뮤니티의 관련 포럼에 최근 역이민을 잠시 미루거나 생각을 다시 해봐야겠다는 게시글들이 최근 늘고 있다.

한 회원은 "올 봄 역이민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최근 미세먼지 사태를 보고 계획을 좀 미루거나 상황이 계속 나아지지 않으면 다시 생각해볼 작정이다"이라고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회원은 "이러저런 치료차 이달말 3개월 정도 한국에 다녀올 계획이었는데, 한국에 가면 미세먼지로 오히려 병을 달고 올 것 같아 비행기 티켓을 취소했다"고 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