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자 부부 이미 결별, 런던 고등법원서 소송전…"아내 하야 신변 위협 비밀 장소에"

[아랍에미리트]

지난 6월 경마대회 모습 안드러내 불화설 촉발
15년전 결혼 6번째 부인…25살 나이 차이 화제

아랍에미리트(UAE) 연방국가인 두바이의 왕비가 영국에 망명을 요청하고 두바이 통치자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70)의 아내인 하야 빈트 알 후세인(45)은 이미 결별한 상태로, 런던 고등법원에서 관련 소송을 벌이고 있다. 소송은 하야가 두바이를 떠난 후 시작됐으며, 이달 말 재개될 예정이다.

하야는 영국에 망명 허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하야는 독일에 망명 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영국 내 비밀 거처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영국 왕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영국 켄싱턴궁 근처에 8500만파운드(약 1251억원) 상당의 저택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바이 국왕이자 UAE의 부통령 겸 총리인 셰이크 무함마드는 2006년 총리로 지명된 이후 892m의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등을 건설해 주목 받았다. 후세인 전 요르단 국왕의 딸인 하야 공주는 2004년 셰이크 무함마드 총리와 결혼 해 여섯 번째 부인이 됐다. 두 사람은 결혼 당시 25세의 나이차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하야 공주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활동했고, 유엔 세계식량계획의 홍보대사로도 활동했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철학, 정치,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영국 왕실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승마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하야가 올해 6월 영국 에스콧에서 열린 세계적 경마대회인 '로열 애스콧'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부부의 불화설이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셰이크 모하메드가 요르단 왕가와의 관계 유지를 위해 하야와의 이혼을 공식 허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두바이 측에서 하야의 귀국을 위해 영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했으며, 이로 인해 하야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영국 외무부는 이번 사안을 사적인 분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주재 UAE 대사관도 하야의 영국 체류에 어떤 관여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안은 지난해 두바이를 탈출한 셰이크 모하메드의 딸 셰이크 라티파(34) 공주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라티파 공주는 당시 셰이크 모하메드의 학대를 폭로하며 UAE를 탈출했지만,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라티파 공주는 지난해 3월 배를 타고 두바이를 탈출하던 중 인도 해양경비대에 체포돼 두바이로 송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티파 공주의 실종은 두바이의 인권 문제로 비화했다. 이에 두바이 당국은 라티파 공주의 탈출이 범죄자들에 의한 납치 사건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공주의 33세 생일 파티에 메리 로빈슨 전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이 참석한 사진을 공개하며 공주가 안전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사진을 접한 라티파 공주의 옹호자들은 공주가 강제적인 약물 주입이나 감금을 당한 상태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