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비쩍 마른 채 축제에 동원돼 동물 학대 논란을 불러일으킨 스리랑카의 70살 된 코끼리 '티키리'가 결국 숨졌다고 BBC뉴스가 25일 보도했다.

코끼리 구호재단(Save Elephant Foundation) 창립자인 레크 차일러트는 지난 2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티키리의 고통은 이제 끝이 났고 그의 영혼은 자유로워졌다"며 "평화롭게 잠들라"고 말했다.

티키리는 지난달 코끼리 구호재단이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개한 사진을 통해 존재가 알려졌다.

당시 여러 장의 사진이 공개됐는데 한 사진 속 코끼리는 축제를 위해 화려하게 장식된 의상을 걸친 모습이었지만 다른 사진에서는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심하게 마른 모습이 담겼다.

평소 앙상한 몸을 겨우 지탱하며 살아가던 티키리가 축제 때는 장식에 가려진 채 혹사당했다는 점이 암시됐다.

티키리는 이처럼 지난달 스리랑카 종교 축제인 페라헤라에 동원된 60마리 코끼리 중의 하나였다.

스리랑카 칸디에서 매년 열리는 페라헤라는 대규모 불교 축제로 정교하게 장식된 코끼리 등을 볼거리로 내세운다.

당시 코끼리 구호재단은 "티키리는 소음과 불꽃놀이, 연기 속에서 매일 밤늦게까지 열흘 내리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티키리는 매일 밤 사람들이 축복을 받았다는 기분이 들도록 수 킬로미터를 걷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축제를 주관한 사찰 측은 티키리는 소화 관련 질병 때문에 체중이 늘지 않은 것이라며 "이 질병은 티키리의 힘 등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져갔고 스리랑카 관광부 장관은 티키리를 축제 공연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티키리는 결국 축제 뒤 한 달 만에 숨을 거둔 것이다.

코끼리 구호재단 측은 티키리는 축제 후에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고 고립된 채 지내야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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