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 차림으로 환자에게 달려간 간호사

신혼여행 가는 길에 사고현장 목격

신랑 차 세우게하고 뛰어 응급치료

“다친 사람 도와야 한다는 생각 뿐”

두 사람은 이제 막 결혼식을 마친뒤 신혼여행을 가는 길이었다.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그대로 입은 채 차를 몰던 신랑 신부는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누군가 다쳤는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신부는 잠시도 지체하지 않았다. 남편에게 그 자리에 차를 세우게 하고 사고 현장으로 뛰어갔다.

지난달 29일 영국 일간지 미러는 웨딩드레스를 입은채 바닥에 주저앉아 피해자를 안고있는 여성의 사진과 스토리를 실어 눈길을 끌었다.

사진의 주인공은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레이철 테일러(22). 새 신랑과 신혼여행지로 향하던 그녀는 한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연쇄추돌사고 현장을 지나고 있었다.

차량 세 대가 뒤엉킨 사고로 운전자 한 명이 다쳤으며 구급대가 도착하려면 아직 시간이 남은 상황. 그때 웨딩드레스를 입은 레이철이 사고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녀는 피를 흘리며 누워있는 환자를 다독이며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응급조치를 했다.

레이철은 “사고를 당한 운전자가 뼈가 다 드러날 만큼 심각한 부상으로 보였다”며 “고통으로 힘겨워하는 그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15분 후 구급차가 도착했다. 침착한 그녀의 간호 덕에 사고 운전자는 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운전자는 “그녀가 내 생명을 구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직접 만나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당시 상황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알린 레이철의 남편은 “솔직히는 신혼여행을 가는 길인데 위험한 상황에 뛰어든 아내 때문에 나는 아직도 화가 나 있지만 그래도 환자를 외면하지 않고 달려가 필요한 도움을 건넨 그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축복받은 남편”이라고 아내를 추켜올렸다. 이들 부부는 구급대를 도와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시킨 뒤, 사고 현장이 정리될 때까지 남아있다가 다시 신혼여행지인 몬태나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