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만의 역대급 한파에 두번 우는 텍사스 주민들, 터무니없는 고지서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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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요금제 폭등, 방 3개 집 "1만불 내라"
당국 조사 착수…휴스턴 시장 "주정부 몫"

텍사스주를 강타했던 한파가 폭탄 전기요금이라는 후폭풍까지 불러왔다.

폭스뉴스는 20일 겨울 폭풍에 따른 전기요금 급등으로 텍사스주 일부 주민들이 터무니없이 치솟은 고지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주 알링턴에 거주하는 타이 윌리엄스는 정전 사태를 다행히 비껴갔지만, 이번 달 1만7천달러에 달하는 전기 요금 청구서를 받았다.

한파 사태에 앞서 그가 평소 집과 게스트하우스, 사무실을 합쳐 매달 평균 지출한 전기요금은 660달러였다.

그는 "겨울 폭풍 기간에 전기를 절약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세상에 누가 이런 요금을 낼 수 있나. 절대 말이 안 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댈러스 인근에서 방 3개짜리 집에 사는 로이스 피어스 부부도 최근 급등한 전기 요금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한파 기간 난방에 따른 전기 요금이 1만달러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댈러스 주민 디안드레 업쇼도 7000달러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고 충격을 받았다고 호소했다.

홀텀시티 주민 호세 델 리오는 팔려고 비워둔 방 2개짜리 집에 수도관 동파를 막기 위해 난방기를 켰다가 3000달러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았다. 리오가 평소 낸 전기 요금은 한 달에 125∼150달러수준이었다.

거액의 전기요금 청구서를 받은 주민들은 모두 변동 요금제가 적용되는 '그리디'라는 도매 전력업체 고객이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 요금제는 전기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텍사스주는 평소에는 에너지 자원이 풍부해 메가와트시(㎿h)당 평균 요금이 50달러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록적인 한파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전력 공급이 달리자 도매가격은 메가와트시당 9000달러(995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리디는 가격 폭등에 따라 고객에게 고정 요금제가 적용되는 다른 전력 서비스로 갈아탈 것을 안내했다고 해명했지만, 한파와 정전 대란 속에서 서비스 업체를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폭탄 요금에 따른 민원이 빗발치자 텍사스주 당국은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대해 민주당 소속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은 "시민들은 과도한 전기요금의 책임을 떠맡지 않아도 된다"며 "그 비용은 텍사스주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공화당) 역시 "지독한 겨울 날씨와 정전으로 인해 급등한 에너지 요금으로부터 텍사스인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텍사스에서는 한때 300만 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봤지만 정상화가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3만 가구 정도가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한파 사망 70명 넘어
10여명 정전에 동사

O…미국을 강타한 한파에 따른 누적 사망자가 7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가운데 텍사스주에 거주하는 10여명이 정전으로 히터가 작동되지 않는 바람에 집에서 동사한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AP통신은 29일 현재 텍사스주 등을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최소 70명이 한파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텍사스주 콘로에서 1살 아이가 이동식 주택에서 잠을 자다가 사망했다. 당국은 저체온증을 사망 원인으로 추정했다.
당국은 이번 주에 날씨가 풀리면서 최악의 상태는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텍사스 중대재난 선포
바이든, "곧 위로방문"

O…조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겨울 폭풍과 한파로 큰 피해를 본 텍사스주에 중대 재난 선포를 승인했다. 이번 승인에 따라 피해 복구를 위한 연방정부의 예산을 신속히 투입하게 됐다.
텍사스 전역에 전력이 다시 공급되고 있고 기온도 상승할 예정이지만, 식수 공급 문제로 최소 1400만 명의 주민들이 어려움이 겪고 있다. 바이든은 대통령은 자신의 방문이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조만간 텍사스를 방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