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31일 지난 2009년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참사'에 대해 "과도하고 부주의한 폭력 행위 진압을 위한 경찰력 투입으로 생겼던 사건"이라고 밝혔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에서 "이 사후 처리를 서울시가 맡아서 했던 것이라는 (사건의) 본질을 일단 알고 계셔야 할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 후보는 "재개발 과정에서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회)이라는 시민단체가 가세해 매우 폭력적 형태의 저항이 있었다"며 "쇠구슬인가 돌멩인가를 쏘며 저항하고 건물을 점거했는데, 거기에 경찰이 진입하다 생겼던 참사"라고 설명했다.

다만 오 후보는 "임차인 권익이 최대한 보장되지 못하고, 투쟁과 갈등이 나타난 건 분명히 책임을 느껴야 할 대목"이라며 "여러 번 죄송스럽다는 말씀들 드렸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오 후보의 발언이 용산참사 피해자와 유가족을 모욕했다고 비난하며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박영선 후보 캠프의 전략본부장인 김영배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너무도 충격적 망언"이라며 "국민 목숨은 안중에도 없는 섬뜩한 권력자의 모습을 본다.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캠프의 이동주 소상공인대변인 역시 "반성 없는 오만한 행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망언에 대해 즉각 사죄하고, 후보직에서 사퇴하라"고 논평했다.

강병원 의원은 "오 후보, 참 나쁜 사람"이라며 "당시 시장이었던 오 후보가 능숙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자비한 공권력 투입을 방조하고, 세입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재정 의원은 "심장이 떨려 진정되지 않는다", "#소름끼친다 #끔찍하다", "용산참사 그 책임 한가운데 있는 자다. 석고대죄도 사치인 자다"라고 했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도 서면브리핑에서 "오 후보는 고인과 유가족에게 다시 상처를 주고 명예를 훼손했다. 사과를 촉구한다"며 "오늘 오 후보의 발언을 당의 공식 입장으로 봐도 되는지, 국민의힘이 입장을 밝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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