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미국 개발회사가 187만달러에 구입 후 아파트 건축 추진

전문가 "역사적 건물로 보호받을 만한 사유 충분"

관련 단체들, '보존 위원회' 구성 각계에 도움 요청

한국 문화재청 보훈처 등 관심 지원 청원서 제출

남가주에서 대한인국민회와 함께 대한민국 독립운동에 나섰던 흥사단의 옛 단소가 헐리고 아파트를 지어진다는 소식에 한인사회가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에 돌입했다. 

어제(9일) 대한인국민회 기념관에서는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이사장 윤효신), 미주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총회장 홍명기), 흥사단미주위원부(위원장 서경원) 등 도산 안창호 선생과 관련된 단체들과 한인사회를 대표해 LA한인회(회장 제임스 안)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흥사단 옛 단소(3421 S. Catalina St) 철거를 막고 이를 대한미국 독립운동의 역사 사적지로 보존 및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범동포적인 운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의 윤효신 이사장은 "대한민국을 독립을 위해 남가주에서 독립운동 및 젊은 지도자 양성의 산실이었던 흥사단 옛 단소가 철거 위기에 처해 있다는 소식을 들어 위기의식을 느꼈다"며, "이 곳은 우리 독립운동의 문화유적으로 보존되야 하고 한인 차세대들에게 정체성 확립 및 뿌리교육의 장소로 활용되도록 우리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도산기념사업회의 홍명기 총회장도 "철거 소식을 듣고 마음이 굉장히 아팠고 개인적으로도 이 장소는 의미가 있는 장소이지만, 더 나아가 독립운동의 얼이 담겨져 있는 역사적인 랜드마크로 꼭 유지돼야한다"며, "한국 정부에서 이 점을 유념해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한인사회 단체를 대표해 참석한 LA한인회 제임스 안 회장은 "이민 선조들의 독립운동 유적의 산실이 이렇게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LA한인회에서도 최선을 다해 역사적인 유적지가 보존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또한, USC동아세아도서관의 켄 클라인 전 관장은 "미주독립운동사와 관련해 흥사단의 기록들은 수십점이 남아있다"며, "LA의 역사적인 건물로 보호받을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3남인 랄프 안 선생은 "이 건물은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남가주 1번지로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며, "중국 임시상해정부 수립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흥사단의 본부 건물은 독립운동의 최전방 투쟁자들의 얼이 담겨있는 곳으로 마땅히 지켜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흥사단 옛 단소는 1932년부터 1978년 까지 흥사단의 활동 본거지로 사용됐고 1978년 8만 달러에 현재의 건물이 팔렸다. 이어, 2019년 이 건물이 매물로 나와 흥사단 미주위원부가 단소를 구입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이뤄지지 못했다. 이후, 중국계 미국인 개발회사가 187만5000달러에 구입했고 최근 LA시정부로부터 철거 허가를 받고 이곳에 아파트를 지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독립운동관련 3개 단체와 LA한인회는 '흥사단 단소 구입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를 결성해 흥사단 옛 단소의 철거를 막고 보존해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한 것이다. 

방안으로는, 우선 한국정부가 LA 지역의 독립운동의 사적지 보존을 위해 흥사단 단소 건물을 구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LA총영사관을 통해 한국의 문화재청 및 국가보훈처 등에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또한, LA시의 역사적인 문화 유적지 신청 및 지정을 받아서 건물을 허물지 않고 현재 있는 그대로 단소를 계속 보존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추진위원회측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LA총영사관의 박민우 동포 영사는 "아직 구체적으로 추진위원회로부터 구체적인 요구 방안이 접수되지 않았다"며, "민원이 접수되는 대로 한국 관련 기관에 전달해 지원이 가능한지 여부를 파악하고 가능하다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일 대한인국민회에서 기념회관에서 열린 흥사단 옛 단소 철거를 막기 위한 기자회견에서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은 흥사단 단소 구입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적극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테이블 앞줄 왼쪽부터 미주도산기념사업회 홍명기 총회장,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 윤효신 이사장, LA한인회 제임스 안 회장, 그리고 USC동아세아도서관 켄 클라인 전 관장.


 한 중국계 미국인 개발회사에 의해서 철거될 위기에 노인 흥사단 옛 단소 건물. 건물 입구에는 철거가 될 예정이라는 통지 푯말이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