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판매되며 오남용 사고 급증…州 정부는 칼 빼들어

환각 성분 극대화한 음료 '인기몰이'
대마 음료 규제 느슨…제재 움직임
음료업계도 연방 차원 가이드 요구

미국에서 술의 인기가 시들해진 대신 대마초 성분이 함유된 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칼로리와 숙취 걱정 없으면서도 기분 전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관련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한국에서는 대마 성분 음료가 불법이지만 미국은 주별로 규제 기준이 다를 뿐 상당수 지역에서 합법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오남용에 따른 문제가 불거지면서 각 주 정부가 뒤늦게 규제 마련에 나섰다. 
16일 CBS 뉴스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음주 비율이 54%로 떨어져 1939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대마초 주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을 함유한 음료가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대마 음료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 내 대마 음료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억3900만달러에서 올해 10억달러 이상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 투자펀드 델타에메랄드는 "10년 내로 대마 음료가 수제맥주 시장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미국 44개 주에서 THC 음료를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 500~750개 브랜드가 대마초 음료를 판매 중이며, 이 중 30개 정도가 전국 유통망을 갖춘 대형 브랜드다.
전문가들은 30~40대 여성이 THC 음료의 주요 소비층으로, 이들이 칼로리 부담과 숙취 없는 대안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
음료 오남용 사고 또한 급증세다. 독극물통제협회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THC 관련 중독 사고는 1520건 이상 발생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은 청소년 및 어린이 사고인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음료수와 비슷한 맛으로 제작, 알록달록한 용기에 담겨 일반 상점에서 판매돼 어린 소비자들이 경각심 없이 소비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에 각 주 정부는 규제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관업체 멀티스테이트(MultiState)에 따르면 올들어 80건 이상의 대마 음료 제재 법안이 의회에 제출된 상태다. 텍사스, 앨라배마, 조지아 등 일부 주는 이미 대마 음료 판매를 강력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캘리포니아와 뉴욕에서는 이미 판매 금지를 시행 중이다.
음료 제조사들 역시 혼란을 줄이기 위해 연방 차원의 명확한 규제 기준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주마다 상충되는 규제로 제품 회수가 잦아지고 있으며 대마 음료 시장 자체의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마 음료 규제 움직임은 미국 정치권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찰스 페리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텍사스)은 지난 3월 청문회에서 "이제는 램프의 요정(대마)을 다시 봉인할 시점"이라며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