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 아들과 함께 망망 대해 누비며 랍스터 어획, 8세때 부친 따라 '고기잡이 90년'   

[미국]

남편 사별후 직접 배 몰며 진두지휘
매년 5~11월 새벽 3시 기상 강행군
건강 우려에 "내가 원해 계속 일한다"

"평생 이 일을 해 왔어요. 그러니까 앞으로도 계속할 거예요."

100세가 넘는 고령에도 배를 타고 랍스터 어획에 나서는 미국 할머니의 사연이 화제다.

16일 AP통신에 따르면 대공황 이전인 1928년부터 랍스터를 잡는 일에 종사했던 버지니아 올리버(101)는 지금까지도 메인주(州) 록랜드시 해안에서 업을 이어가고 있다.

매년 5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랍스터를 잡는 시기가 되면 올리버와 78세 아들 막스는 오전 3시에 기상해 오후 10시에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하며 랍스터를 잡는다.

이들 모자는 15년 전까지는 사별한 남편 소유의 배였지만 이제 올리버 본인 배가 된 '버지니아'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올리버는 8세 때 랍스터를 잡는 어부였던 아버지를 따라서 처음 배에 탔으며, 남편과 결혼 후에도 부부가 함께 바다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여자는 나뿐이었다"면서 "남편과 나는 날씨가 어떠하든지 일을 하러 나가곤 했다"고 회상했다.

올리버는 선상에서 랍스터의 크기·무게 등을 재고, 집게에 밴드를 묶는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크기가 작은 랍스터를 확인하면 배 밖으로 풀어주기도 한다.

본래 오른손잡이인 올리버는 몇 년 전 손목을 다친 이후로는 왼손에 장비를 들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키잡이 등을 맡은 막스는 "어머니의 체력과 직업의식은 정말 훌륭하다"면서 "때때로 나를 못 살게 굴 때도 있지만 어머니가 내 상사"라고 말했다.

인근에 사는 올리버의 지인인 웨인 그레이는 올리버가 2년 전 손가락을 랍스터의 집게에 집혀 7바늘을 꿰매야 했을 때조차 랍스터를 잡는 일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레이는 "의사가 올리버에게 '왜 랍스터를 잡는다고 밖에 나가느냐'고 책망하자 올리버가 '내가 원해서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회상했다.

올리버는 "이 일을 좋아하고, 바다와 함께 하는 일도 좋아한다"면서 "할 수 있는 데까지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