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체온에 의한 탈수증으로 숨져"  

[뉴스초점]

북가주 하이킹 코스서 부부와 딸·애견 사체
체감 온도 100도 넘는 고온 지역…식수 바닥 
경찰, 미궁 사건 두달여만에 사인 공식 발표

지난 8월 북가주 시에라 국유림 하이킹 트레일에서 숨진채 발견된 한인 여성을 포함한 일가족 3명과 반려견의 미스터리한 사망 원인이 두달 여만에 밝혀졌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마리포사 카운티 셰리프국은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들 일가족이 과체온에 의한 탈수증으로 숨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무더운 기온에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로 인한 고열에 따른 탈수증을 사망 원인으로 단정한 것이다.

마리포사 카운티세리프국의 제레미 브리스 요원에 따르면 사건 당일 31살의 한인 여성 앨런 정씨와 45살 남편 존 게리쉬, 이들의 한살배기 딸 미주양, 그리고 이들 가족의 반려견 등 일가족은 시에라 국유림 하이킹 트레일'악마의 협곡 계곡'(Devil's Gulch Valley)에서 하이킹을 했다. 이 트레일은 가파르고 기온이 높아서 지역에 익숙하지 않은 한 방문객들에겐 위험한 곳이다. 

셰리프국에 따르면 사건 당일인 지난 8월15일 이들 일가족 실종 당시 사고 지점의 고도는 3800피트, 온도는 화씨 75도였다. 일가족이 2.2마일 가량의 트레일을 걸어 내려가면서 고도는 1900피트로 하강했고, 온도는 92~99도로 급상승했다. 셰리프국은 지난 2018년 퍼거슨 화재로 인해 이 지역의 나무가 모두 불타면서 방문객들이 햇볕에 완전히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체감 온도가 100도를 훌쩍 넘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희생자들이 약 2마일 정도를 걸은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의 시신은 차량에서 약 1.5마일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반려견의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셰리프국은 같은 원인으로 유추하고 있다. 발견 당시 이들 일가족은 85온스 크기의 빈 물통을 가지고 있었고 추가로 소지한 물은 없었다.

한편 실종후 이틀만에 이들의 차량과 시신을 발견한 셰리프국은 자살이나 타살 흔적이 전혀 없는 가운데 독성 녹조류. 인근 폐광에서의 유해 가스에 의한 사고 등 몇가지 가능성을 놓고 사망 원인을 추정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