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한 후 새것 둔갑 태국산 의료 장갑 美 수입 충격
일부 핏자국까지…병원외 호텔, 식당 저가 판매 의혹
미국의 전염병 대유행과 맞물려 발생한 극심한 의료용품 공급난 속에 이미 사용한 일회용 의료 장갑이 새것으로 둔갑해 미국으로 대거 수입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CNN방송은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와 관련해 이미 사용됐거나 가짜인 일회용 니트릴 장갑(사진) 수천만 개가 태국에서 미국으로 수입된 것을 확인했다고 24일 보도했다. 또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면서 미국과 태국 당국의 범죄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니트릴 장갑은 합성 고무 소재인 NBL(니트릴 랄렉스)을 적용해 만든 일회용 장갑으로, 의료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미국은 코로나19 대유행 후 마스크, 가운, 장갑 등 개인보호장비 공급 부족이 심각해지자 수입 규제를 한시적으로 풀었는데, 이후 이를 틈 탄 불법 무역으로 인해 대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례로 작년 말 200만 개의 장갑을 태국에서 수입해 유통회사에 넘긴 한 무역업자는 "일부는 핏자국까지 있었다"며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유통회사들에 돈을 환불해 줬다.
제품이 표준에 미달하고 니트릴 제품이 아니어서 병원이 아닌 호텔, 식당 등에 저가로 팔았다는 피해 사례도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올 초 이런 신고를 받고도 검역 과정에서 제대로 된 검사를 하지 않다가, 지난 8월에야 이 태국회사 제품의 경우 검사 없이는 통관을 보류하라는 경보를 각 항만에 보냈다.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금까지 4천만 개의 가짜 마스크와 수십만 개의 다른 개인보호장비를 압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