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항공 지난 금∼일요일 1천800편 취소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 경제를 뒤흔드는 인력 부족 사태에 악천후까지 겹치면서 항공사들이 항공편을 무더기로 취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은 지난 금~일요일에 1천800편 이상의 항공편을 취소했다.

특히 일요일에만 930편가량을 취소했다. 이는 전체 운항 편수의 18%, 간선 항로의 30%에 해당했다.

미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 공항에서 돌풍으로 인해 항공기 착륙이 지연되면서 승무원들이 정규 비행에서 이탈, 운항 취소가 많이 늘어나게 됐다고 아메리칸항공 측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설명했다.

태풍이나 기술적 결함으로 인한 악영향이 인력 부족으로 한층 심해져 항공기 운항 취소로 이어지는 사례가 최근 미 항공업계에서 친숙한 일이 됐다고 저널은 전했다.

지난 8월 스피리트항공이 악천후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열흘간 2천800편을 취소했고, 10월 초엔 사우스웨스트항공이 비슷한 이유로 2천400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미 항공업계의 이런 상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이 계기가 됐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항공 수요가 급감하자 항공업계는 조기 명예퇴직, 대규모 휴직 등으로 인력을 대대적으로 줄였다.

이후 올해 들어 여행 수요가 살아나면서 항공업계가 다시 인력을 확충하고 있으나 필요한 만큼의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적은 인력으로 많은 운항을 담당하게 하다 보니 앞선 사례와 같이 약간의 문제가 발생하면 대규모 운항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종사나 승무원 등은 선망받는 직업이어서 지원자들이 많지만, 협력업체의 경우 연료트럭 운전사, 케이터링 등의 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항공사 임원들은 전했다.

아메리칸항공은 휴직 중이던 승무원 1천800명이 11월 1일자로 복귀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12월 말까지 600여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도 올해 말까지 5천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