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수락 연설 "상식 윤석열 對 비상식 이재명의 싸움"

"내로남불 없다…어떤 정치공작도 정권교체 열망 무너뜨리지 못해"

"1박 2일 광주방문 계획…'고발 사주' 등 대응 필요 못느껴"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홍준석 기자 =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는 5일 "반드시 정권 교체를 해내 분열과 분노의 정치, 부패와 약탈의 정치를 끝내겠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결과 발표 후 수락연설을 통해 "이번 대선은 상식의 윤석열과 비상식의 이재명과의 싸움이자 합리주의자와 포퓰리스트의 싸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또 다시 편 가르기와 포퓰리즘으로 대표되는 사람을 후보로 내세워 원칙 없는 승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무도함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원팀"이라며 "정권교체의 대의 앞에 분열할 자유도 없다. 국민의 뜨거운 열망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는 국민과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며 '단결'을 강조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경선에서 함께 경쟁한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일일이 언급하며 "정치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무한한 영광이었다"며 몸을 낮췄다.

그는 경쟁 주자들의 주요 공약인 'G7(주요 7개국) 달성 비전'(홍준표), '디지털 인재 100만 양성 일자리 공약'(유승민), '국가 찬스'(원희룡) 등을 자신의 공약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 공정·정의 다시 세우기 ▲ 새로운 적폐·부패 카르텔 혁파 ▲ 국민통합 ▲ 성장엔진 재가동 ▲ 취약계층 복지 강화·중산층 복원 ▲ 문화강국 지원 ▲ 창의성 교육 강화 ▲ 든든한 안보 ▲ 국제사회 공조 통한 북한 비핵화 추진 등을 약속했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을 지낸 윤 후보는 "대통령의 지시 하나로 국가정책이 법을 일탈해 바뀌는 것을 봤다"며 "경청하고 소통하는 대통령, 책임지는 대통령, 진정성 있는 대통령, 권한을 남용하지 않는 대통령이 되겠다. 윤석열의 사전에 '내로남불'은 없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저를 정치로 부른 국민들의 뜻은 정치권의 눈치 안 보고 공정한 기준으로 사회 구석구석 만연한 특권과 반칙을 바로잡으라는 명령"이라며 "대장동 게이트에서 보듯 거대한 부패 카르텔을 뿌리 뽑고 기성 정치권의 개혁을 하라는 것, 내 편과 네 편을 가리지 않고 국민을 통합하라는 것이 저의 존재 가치고 제가 나아갈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윗선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며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한 작심 발언을 재거론했다.

그는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국민에만 충성한다는 신념으로 살아왔다"며 "공직자는 늘 국민을 대할 때 정직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뚝심있게 걸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정권은 저의 경선 승리를 매우 두려워하고 뼈 아파할 것"이라며 "조국의 위선, 추미애의 오만을 무너뜨린 공정의 상징이기 때문이며, 문재인 정권의 정당성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아픔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정권은 집요할 정도로 저를 주저앉히고자 했고, 저 하나만 무너뜨리면 정권이 자동 연장된다고 생각하고 2년 전부터 탈탈 털었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어떤 정치공작도 저 윤석열과 국민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을 무너뜨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문재인 정권도 날카롭게 비판했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권의 소득주도 성장과 부동산 폭등은 '재산 약탈'이며, 악성 포퓰리즘은 '세금 약탈'이다. 1천조가 넘는 국가 채무는 '미래 약탈'"이라며 "정권 교체가 없다면 국민 약탈은 노골화·상시화·구조화될 것"이라며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그는 "내년 3월 9일을 여러분이 알고 있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돌아오는 날로 만들겠다"며 '법치'와 '공정', '상식'이 돌아오는 날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수락 연설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당일 일정이 아닌 1박 2일 정도로 광주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고 공개했다. 경선 레이스 도중 '전두환 옹호' 논란 발언과 '개 사과' SNS에 대해 다시 한번 공개적 사과 입장을 밝히며 호남 민심을 달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고발 사주' 의혹을 둘러싼 여권의 공세에 대해서는 "워낙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 대응할 필요 자체를 못 느끼겠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가족에 대해 1년 6개월간 (여권에서 공세를) 했는데 이런 정치 공작이나 불법적인 선거 개입을 계속하게 되면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는가"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조속한 시일 내 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님과 다른 후보님들을 빨리 만나 뵙겠다"며 "(선대위에) 어떤 역할을 부탁드려야 할지 말씀을 나눠보겠다"고 했다.

경선 과정에서 후회되는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했기 때문에 후회하기보다는 국민에게 사과드리고 질책받을 것은 질책받고, 책임져나가는 것이 후회보다 더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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