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저항 '反戰 SNS' 진두지휘 나선 우크라 퍼스트레이디…국민 영웅 부상

팔로워수 240만명, 국제사회 지지 이끌어
비참한 국내 상황 세계 각국에 생생 전달
2003년 젤렌스키 대통령과 결혼 건축학도

"러시아가 지원하는 선전 매체들이 '특수 작전'이라고 주장하는 것의 실상은 우크라이나 시민들에 대한 대량 학살입니다."(올레나 젤렌스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4)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동갑내기 아내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우크라이나가 맞닥뜨린 전쟁의 참상을 세계에 알리며 국민 영웅으로 부상하고 있다. 

9일 CNN방송은 젤렌스카 여사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반전(反戰) 활동에 적극 나서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데 한몫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은 나를 1번 표적으로, 내 가족을 2번 표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젤렌스카 여사와 자녀 2명의 위치는 안전을 이유로 보안에 부쳐졌다.

이런 상황에서 젤렌스카 여사는 러시아군에 저항하는 자국민의 용기를 북돋고 국제사회 지지도를 끌어내기 위해 팔로워 수가 240만 명에 이르는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용한 반전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젤렌스카 여사의 모습을 영국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의 비밀병기"라고 호평했다.

그녀는 지난 6일 인스타그램에 우크라이나 어린이 5명의 사진과 글을 올리며 세계 언론에 러시아군 침공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참상을 보도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8일에는 SNS뿐만 아니라 대통령 공식 웹사이트에 '나는 증언한다'는 제목의 공개 편지도 올렸다.

젤렌스카 여사는 이 글에서 "러시아 지원을 받는 선전 매체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수 작전'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우크라이나 시민들에 대한 대량 학살이다"고 강조했다.

또 끔찍한 어린이 사상자가 발생하는 현실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모인 방공호에서 아기들이 태어나고, 피란 행렬로 거리가 가득 차 있는 비참한 상황들을 생생히 전했다.

건축학을 전공한 젤렌스카 여사는 법학을 전공한 젤렌스키 대통령과 2003년에 결혼했다.

이후 그녀는 남편과 함께 쇼비즈니스 분야에서 활동했으며, 그녀가 공동으로 설립한 TV 제작사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기도 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남편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반기지 않았지만 2019년 대선에서 승리하자, 지난 3년 동안 남편과 함께 미국과 일본 등 세계 각국을 공식 방문하며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어린이 건강과 모든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한 평등한 기회, 문화 외교 등에 많은 관심을 쏟았다.

최근 젤렌스카 여사는 인스타그램에서  "만약 우리가 핵전쟁을 일으키겠다고 위협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막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에게 안전한 곳은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