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하원의장 싱가포르·한국·일본 등 4개국 순방 시작, '대만 방문'여부엔 함구

[뉴스분석]

中 "전투태세, 실사격 훈련" 연일 경고
美 "보안상 절대 말 안할 것" 확인거부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하원의장(사진)이 31일 한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4개국 순방에 나섰다. 중국은 군사행동까지 암시하면서 미국 권력 서열 3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트위터로 4개국 순방 출발 사실을 직접 알리면서도 자신의 대만 방문 여부에 대해선 끝까지 함구했다.

펠로시 의장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과 친구들에게 미국의 확고부동한 약속을 재확인하기 위해 오늘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어 항공기 중간 급유를 위해 하와이를 들렀다면서 순방 대상국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 등 4개국이라고 밝혔다.

하원의장실도 같은 날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를 통해 순방 일정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대표단은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순방 일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장실 보도자료와 펠로시 의원 트위터 게시글에 대만 방문 여부는 아예 언급되지 않았다.

그는 출발을 앞둔 2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도 대만 방문 여부를 묻는 말에 "보안상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일정 확인을 거부한 바 있다.

앞서 그가 대만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철회를 요구했다.

중국군이 전투기를 동원해 펠로시 의장 항공기의 대만 착륙을 저지하거나 비행을 방해할 가능성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지난 28일 전화통화에서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고 거칠게 경고하면서 방문 강행 시 긴장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선진커 중국 공군 대변인은 31일 기자회견에서 “공군 전투기는 조국의 보물섬을 돌며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함을 수호하는 능력을 향상했다”고 밝혔다. 대만을 ‘조국의 보물섬’이라 표현한 것이다. 중국은 대만을 독립국이 아닌 자국 일부로 보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다른 국가들에 강요하고 있다.

중국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은 전투태세를 완료했다는 메시지를 쏟아냈다. 인민해방군은 30일 대만섬에서 120㎞ 떨어진 푸젠(福建)성 핑탄(平灣) 군도 인근에서 ‘실사격 훈련’을 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