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수리남'이 남미 '수리남'을 마약국으로 만들었다"

[수리남]

외교장관," 넷플릭스 상대 법적 대응 검토”
한국 정부에도 대사 통해 공식 항의 시사
현지 한인사회 불똥, 분풀이 범죄 불안감


넷플릭스 인기 신작 한국 드라마 시리즈 ‘수리남’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가운데, 남미의 수리남 정부가 자국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제작진에 대한 법적 조치를 시사했다.

드라마에서 수리남 정부를 마약왕과 결탁해 범죄를 비호하는 부패 세력으로 묘사하는데 대한 항의다. 수리남을 관장하는 현지 주베네수엘라 대사관에서도 드라마로 인해 여론이 악화되면서 현지 한인들이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신변안전을 살피고 있다. 

14일 수리남 정부 사이트에 따르면 알베르트 람딘 외교·국제사업·국제협력부(BIBIS) 장관은 전날 한국 드라마 수리남을 언급하며 “제작사에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람딘 장관은 "'수리남' 제작진은 우리나라를 마약을 거래하는 야생의 부정적 이미지로 그렸다"면서 "노력해서 변화를 일궈낸 우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더 이상 마약 운송 국가도 아니고,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드라마 때문에 그간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작사에 대한 법적 조치 외에도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대사를 통해 항의하겠다고 밝혔다.

람딘 대사는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지만 한계도 있다고 강조하면서 “수리남은 드라마에서 나타나는 이미지가 더는 없고 그런 행동(마약 거래)에도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도 이같은 현지 동향을 공관을 통해 보고받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해당 넷플릭스 시리즈 방영 이후 수리남 정부의 우리 정부에 대한 입장 표명은 없었다”면서 “수리남과의 우호 관계 유지를 위해 지속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수리남은 1975년 수교했으며 현재는 주 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이 수리남을 겸임하고 있다.

주 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은 13일 홈페이지에 수리남 한인사회를 대상으로 “수리남에 거주하는 한인 여러분께서 드라마 방영 여파로 많이 곤혹스러우실 것으로 짐작된다”면서 “여러분의 안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지했다.

추석 연휴에 공개된 수리남은 한 민간인 사업가가 수리남을 장악한 한국인 마약왕을 검거하기 위한 국정원의 비밀작전에 협조하는 줄거리다. 하정우, 황정민, 박해수, 조우진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이 드라마에서 수리남은 폭력이 난무하고 정부가 마약왕과 결탁해 범죄를 비호하는 부패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한편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넷플릭스 톱(TOP) 10’에 따르면 ‘수리남’은 9월 둘째 주(5∼11일) 시청시간 2060만 시간으로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부문에서 5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