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짜리 임시 예산안' 극적 처리
공화당 강경파 "배신자" 하원의장 해임 추진 진통 예상

[뉴스포커스]

250억 달러 우크라 추가 지원 쟁점

연방 의회가 정부 '셧다운' 코 앞에서 일단 급한 불을 껐다. 의회는 연방 정부의 내년도 예산처리 시한 종료일인 30일 셧다운 약 3시간을 앞두고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을 통과시켰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정 전에 서명하면서 셧다운 위기를 넘겼다. 

'45일 임시예산안'은 공화당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제안한 것으로 공화당 반대가 심한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예산을 넣지 않고 연방 정부 예산을 현 수준으로 동결하는 내용으로 11월 중순까지 유효하다. 공화당 강경파들이 요구해온 예산 대폭 삭감과 강력한 이민 정책 관련 예산을 포함하지 않는 대신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한 재난 지원 예산 160억 달러 증액은 수용했다.

내년도 예산(2023년 10월~2024년 9월) 타결을 위해 일단 45일이라는 시간은 벌었지만 공화당 강경파들이 "민주당과 손잡았다"며 하원의장 해임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혀 예산안 본안 처리까지는 아직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매카시 하원의장이 제안한 임시예산안은 이날 하원 본회의에서 민주당의 전적인 지원으로 통과했다. 민주당 의원 거의 전원(209명)이 찬성하고 공화당 의원은 57%인 126명이 찬성한 대신 96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공화당 하원의장의 손을 민주당이 들어준 것이다. 

공화당 강경파인 앤디 빅스 하원의원(애리조나)은 이날 임시예산안 통과 직후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케빈 매카시는 오늘 자기 당의 편에 서는 대신 209명의 민주당 의원과 함께 조 바이든·낸시 펠로시·척 슈머의 정부 지출 수준과 정책들을 유지하는 임시예산안을 처리했다"면서 "그가 하원의장으로 남아있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맷 게이츠 하원의원(플로리다)도 1일 CNN에 "이번 주에 매카시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 결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카시 하원의장이 강경파의 해임 시도를 무력화할지라도 250억 달러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은 여전히 첨예한 쟁점이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의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승인한 무기와 인도적·경제적 지원금은 총 1130억달러에 달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열심히 일하는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안길 수 있는 위기를 막았다"고 평가하면서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지원이 제지받도록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쟁 장기화로 인한 피로도가 쌓이면서 국민들 사이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반대 기류는 예전 보다 커지고 있다. 지난 15~29일 실시한 워싱턴포스트·ABC 여론조사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과도한 지원을 하고 있다'는 응답이 41%로, 지난 2월 33%에서 올랐다.

신복례 기자